‘2년 계약으로 출발’ KIA 이범호 감독, 통합 우승으로 탄력 받는 재계약

입력 2024-10-31 16: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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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 스포츠동아DB

KIA 이범호 감독. 스포츠동아DB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43)은 올 2월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나게 되면서 갑작스레 사령탑 공백이 발생한 직후였다. 이 감독은 당시 호주 캔버라에 차려진 1군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구단 수뇌부와 화상 면접을 한 그는 스프링캠프 도중 제11대 타이거즈 사령탑에 올랐다.

1981년생인 이 감독은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다. 올 시즌 도중 현장으로 돌아온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1958년생)과는 무려 23세 차이가 난다.

몹시도 젊은 감독인 만큼, 그에게는 유독 ‘초보 사령탑’이라는 딱지가 강하게 붙었다. 현장을 총괄하는 감독으로선 ‘나이가 지나치게 어린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드러낸 야구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

기우에 불과했다. 이 감독은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해나갔다. 당시 KIA 선수단의 A 선수는 “(이범호) 감독님이 사령탑에 오른 게 우리 팀으로선 최고의 선택인 것 같다. 외부에서 다른 분이 오셨으면 적응하는 게 또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A 선수들이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S 5차전에서 7-5로 이겨 4승1패로 우승한 뒤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광주|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IA 선수들이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KS 5차전에서 7-5로 이겨 4승1패로 우승한 뒤 이범호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광주|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시즌 개막 이후 이 감독은 베테랑 감독들에게 뒤지지 않는 경기운영능력을 보였다. 선발진의 부상이 잇따른 가운데 대체 선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로테이션 붕괴를 막았고, 불펜 필승조를 최대 5명까지 확보하는 전략으로 불펜 뎁스까지 강화했다. 또 확실한 주전 라인업을 통해 시즌 내내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페넌트레이스 1위의 성과를 거둔 이 감독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마저 제패하며 팀에 ‘V12’를 안겼다. 사령탑 첫해에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초보 사령탑’ 딱지를 시원하게 떼어냈다. 이제 그에게는 ‘우승 감독’이란 새로운 타이틀이 붙었다.

자연스레 ‘우승 감독’의 새로운 대우에도 시선이 쏠린다. 취임 당시 1군 감독으로는 다소 박한 ‘2년 계약’을 받았다. 계약기간 2년에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등 총액 9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감독 계약은 대개 3년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초보 사령탑의 경우에는 2년 계약 사례도 최근 늘었다.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은 2021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7억 원(계약금 2억 원·연봉 2억5000만 원)에 계약한 바 있다. 이어 2022년 SSG에 창단 첫 통합우승을 안긴 뒤 총액 22억 원(계약금 7억 원·연봉 5억 원)에 3년 재계약을 완료했다.

이 감독은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지만, 올해 성과로 봐서는 일찌감치 재계약이 추진될 전망이다. 구단 내 긍정적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승 감독’으로 거듭난 이 감독의 향후 대우에 관심이 크게 쏠리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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