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2022~2023시즌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올랐지만, 불과 2시즌 만에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아시아쿼터 선수 유니(오른쪽)가 기량 미달로 조기에 퇴출당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한국도로공사가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 4연패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4일 현재 4전패, 승점 1로 여자부 최하위(7위)에 머무르고 있다.
불과 2시즌 전만 해도 챔피언 결정전 정상에 오른 강팀이지만, 도로공사는 올 시즌 여자부에서 유일한 무승팀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포 역할을 해줘야 할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유니(카자흐스탄)가 기량 미달로 조기에 퇴출당한 여파가 크다.
유니는 올해 5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당시 전체 3순위로 지명됐지만, 올 시즌 2경기 3세트(7점) 만에 짐을 쌌다. 비시즌 동안 경남 통영에서 펼쳐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3경기 13세트 동안 39점, 공격 성공률 32.71%에 그치며 불안감을 낳았다. 시즌에 돌입해서도 부진하자, 도로공사는 과감하게 칼을 뽑았다. 유니가 팀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흐린 것도 퇴출 사유 중 하나로 보인다.
유니의 퇴출로 팀 분위기는 수습했지만, 원래도 낮았던 높이는 더 약화됐다. 유니가 떠난 뒤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강소휘(27), 문정원(32), 전새얀(28), 김세인(21)이 돌아가며 기용되고 있지만 높이가 너무 낮다. 강소휘(180㎝), 문정원(174㎝), 전새얀(178㎝), 김세인(172㎝) 모두 측면에서 블로킹 싸움에 취약한 유형이다.
배유나(36·182㎝)와 김세빈(19·187㎝)이 분투하고 있는 미들블로커(센터) 라인 역시 걱정이 크다. 배유나가 적지 않은 나이인 데다, 김세빈 역시 비시즌 기흉 수술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도로공사의 세트당 블로킹은 2022~2023시즌 2.819개(1위)에 이르렀지만, 지난 시즌 1.944개(6위)에 이어 올 시즌에는 1.733개(7위)까지 떨어졌다. ‘189㎝의 유니가 제 몫을 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니콜로바(21·불가리아)와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의 공격력이 점점 살아나고 있고, 리베로 임명옥(38)을 앞세운 리시브 라인 역시 리시브 효율 36.8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높이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가 가세한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대체자가 마땅하진 않지만, 도로공사 프런트는 연일 새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를 물색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현재 높이 보강을 골자로 새 자원을 찾고 있다. 다만 현재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가 적어 걱정”이라며 “2라운드 시작 전후로 새 자원이 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