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외국인선수 투트쿠. 스포츠동아DB
흥국생명 외국인선수 투트쿠(25)가 선두 질주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투트쿠는 올 시즌 8경기 30세트에 출전해 168점(공격 성공률 39.64%)을 뽑았다. 간판스타 김연경(155점·46.20%)보다 성공률은 낮지만, 득점 부문에서 리그 공동 3위일 정도로 좋은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김연경-투트쿠의 쌍두마차를 앞세운 흥국생명은 지난달 19일 현대건설과 개막전부터 8전승으로 1위(승점 23)를 달리고 있다.
김연경과 공격 비중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에 못내 아쉬움을 느꼈다. 기존 외국인선수 옐레나가 부진해 윌로 존슨을 영입했지만, 기대치를 채워주진 못했다. 이 때문에 김연경의 어깨가 무거웠다. 이 부담을 올 시즌 투트쿠가 나누고 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는 김연경이 마지막까지 체력을 유지할 수 있게 방법을 찾고 있었다”며 “투트쿠가 (김연경을) 공격에서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공격이 전부가 아니다. 투트쿠는 수비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블로킹이 대표적이다. 세트당 블로킹 부문 3위(0.867개)다. 10위 안에서 비(非) 미들블로커(센터)는 투트쿠가 유일하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중앙이 취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날개 공격수까지 블로킹에 가담하니 약점이 사라졌다. 더욱이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가 공격에 집중하는 V리그에서 투트쿠는 디그와 리시브에서까지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게 기대 이상이다. 애초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6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더군다나 투트쿠는 트라이아웃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아본단자 감독은 해외리그 시절 만난 투트쿠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트라이아웃에서) 그날은 제 실력이 나오지 않았을 수 있는데, 나는 내가 알고 있는 투트쿠를 기억했고 신뢰했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