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 선수단이 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의 올 시즌은 시작과 끝이 사뭇 달랐다. 개막 이후 하위권을 전전했고, 좋지 않은 분위기가 지속되자 5월 이민성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전북 현대, 대구FC,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강등권을 헤맸다.
6월 소방수로 나선 황선홍 감독을 향한 시선도 반신반의였다. 4월 2024파리올림픽 예선을 겸한 2024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8강에서 탈락한 황 감독은 당시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대전하나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6월 김천 상무와 19라운드 원정경기부터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으로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해피엔딩’을 이뤘다. 구단의 전폭적 지원과 황 감독의 지도력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대전하나는 여름이적시장 공격적 영입으로 11명을 데려왔고, 황 감독은 마사(일본)와 밥신(브라질) 등 외국인선수를 중용해 공격과 중원의 중심을 잡았다. 결국 8월부터 8승3무2패의 호성적을 거두며 최종 8위(12승12무14패·승점 48)로 잔류에 성공했다.
파이널라운드 5경기에선 무패행진을 펼쳤다. 파이널B(7~12위) 중 유일한 무패다. 시즌 초반 보이지 않았던 끈끈함까지 돋보였다. 24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최종 38라운드 홈경기에선 전반 10분 만에 먼저 실점하고도 잇달아 2골을 뽑아 역전승을 거뒀다. 황 감독은 “이제 시작이다. 더 강한 팀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다음 시즌에도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꾸준한 경기력과 함께 선수단 정리가 필요하다. 현재 대전하나 선수단은 52명으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가장 많다. 구단당 등록 선수가 40.3명임을 고려하면 비대한 수준이다.
더욱이 미래자원 육성과 주전에서 밀려난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B팀의 운영도 지난달 중단됐기에 선수단 축소는 불가피하다. 구단 관계자는 “A팀의 성적이 안정화된 이후에야 다시 B팀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