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외국인 주포 빅토리아(왼쪽)가 26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로공사와 원정경기 도중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제공|KOVO
IBK기업은행 외국인 공격수 빅토리아(우크라이나)는 V리그 데뷔를 앞두고 “독기 품은 배구를 하겠다. 난 근성과 집념이 강하다. 안 되면 될 때까지 시도하겠다”고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그 약속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26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점을 몰아친 빅토리아의 활약을 앞세워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린 IBK기업은행(8승2패·승점 21)은 2위로 올라섰다. 3위 현대건설(7승3패)과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승수에서 앞섰다. 개막 9연승을 질주 중인 선두 흥국생명(승점 26)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였다. IBK기업은행의 6연승은 2017년 12월 16일~2018년 1월 14일 이후 약 7년 만이다. ‘극강 모드’로 전환된 지금의 페이스라면 2015~2016시즌 작성한 팀 최다 12연승 경신도 불가능하지 않다.
빅토리아의 활약이 눈부시다. 10경기(39세트)를 전부 소화하며 298점을 쓸어 담았다. 공격 성공률은 42.04%. 27일 현재 가장 돋보이는 공격력이다. 현대건설 에이스 모마(223점), 한국도로공사 니콜로바(200점), 흥국생명 공격 콤비 김연경(183점)과 투트쿠(182점) 등을 넉넉히 따돌리고 있다.
각종 공격 지표에서 압도적 수치를 기록 중인 빅토리아의 또 다른 강점은 서브다. 163차례를 시도해 22점을 뽑았다. 니콜로바와 함께 20점을 넘긴 ‘유이’한 선수다. 5월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지명됐던 선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국가대표 출신으로 줄곧 자국 리그에서만 활약한 191㎝의 장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빅토리아의 해외무대는 V리그가 처음이지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일본전지훈련 때부터 김호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동료의 오버핸드 볼을 다이렉트로 시원하게 꽂는 선수는 드물다”는 게 김 감독의 칭찬이었다.
아시아쿼터 선수 천신통(중국)을 비롯한 팀 세터들과 호흡도 완벽해지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디그와 유효 블로킹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어 빅토리아가 좀 더 편안하게 공격에 전념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에 ‘복덩이’가 찾아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