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 유병훈 감독이 11월 29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2 감독상을 받았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K리그2는 FC안양의 천하였다. 초반부터 승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상위권을 유지했고, 충남아산과 서울 이랜드 등 경쟁자를 따돌리고 1위(18승9무9패·승점 63)를 차지했다. K리그2 우승으로 창단 첫 K리그1 승격을 이뤄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안양 유병훈 감독의 지도력에는 물음표가 붙은 상태였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팀을 이끈 이우형 감독이 테크니컬 디렉터로 자리를 옮기며 지휘봉을 넘겨 받은 유 감독은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맞았다. 2021년부터 수석코치를 지내 팀 사정은 잘 알고 있지만, 치열한 K리그2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자신을 향한 의심을 지웠다. 유 감독은 프리시즌 동계전지훈련에서 모든 선수에게 각자의 장단점을 분석한 개인 지침 리포트를 배부해 숙지시켰다. 감독의 섬세한 맞춤 지도 덕분에 선수들은 빠르게 팀에 녹아들 수 있었다.
전술 색깔도 확실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웅크러진 팀 대형을 빠르게 펼치는 일명 ‘꽃봉오리 축구’를 구사했다. 이를 통해 공격 시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만들어 상대를 혼란에 빠뜨렸다. 탁월한 리더십과 전술 능력으로 K리그2 우승을 이룬 유 감독은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2 감독상을 받으며 최고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달 29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상 시상식에서 그는 “우리의 ‘꽃봉오리 축구’에 뿌리와 줄기가 되는 선수들이 있다”며 “경기를 뛰는 11명만 잘한다고 우승하는 게 아니다. 하부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김운, 최규현과 같은 선수들이 남다른 동기부여로 팀에 긍정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는 선수들도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내년엔 K리그1에 도전한다. 주목도와 난도 모두 K리그2와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유 감독은 지레 겁먹지 않는다. “일단 6위권 진입이 목표다. 지금 선수단에서 부족한 점을 잘 분석해 보완하면 K리그1에서도 분명히 중간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꽃봉오리 축구’를 완성하겠다. 동계전지훈련 동안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기본적 전술 틀을 유지하되 새로운 것을 추가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어 세부전술에 대해선 “상대가 우리 위험지역으로 진입하는 횟수를 줄이고, 라인을 올려 위쪽에서 강한 압박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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