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1년 연장 옵션을 먼저 활성화한 뒤 2년 재계약 협상에 나설 것이란 영국 매체의 보도가 11일(한국시간) 나왔다. 사진제공|토트넘 SNS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 모두 아니다. 캡틴 손흥민(32)은 오직 토트넘(잉글랜드)만 바라본다. ‘월드클래스’ 스타의 거취를 놓고 온갖 루머가 쏟아졌지만, 역시 토트넘과 재계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11일(한국시간) “손흥민의 에이전트가 이적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단호하게 부인하며 토트넘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기류다. 최근 스페인, 튀르키예 매체들은 아직 재계약 소식이 없는 손흥민의 거취에 관심을 드러내며 바르셀로나, 갈라타사라이로 향할 것이란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 심지어 일부는 단순 영입설이 아니라, 선수가 먼저 (해당 클럽에) 이적을 제안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트렸다. 손흥민이 재계약 대신 연장 옵션을 먼저 발동하려는 구단에 불만을 품었다는 주장까지 튀어나왔다.
이처럼 상황이 기묘하게 흐르자, 손흥민 측이 직접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스퍼스웹에 따르면, 기존 계약이 2025년 6월 만료되는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놓고 대화 중이다. 다만 구단과 선수 모두 만족할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고, 이에 주급 유지를 조건으로 1년 연장 옵션을 먼저 활성화한 뒤 협상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스퍼스웹은 ‘1+2년’을 유력한 안으로 전망했다. 다른 영국 매체들도 대부분 ‘연장 옵션 우선 발효’에 토를 달지 않고 있다.
사실이라면 ‘1+2년’은 전혀 나쁠 게 없는 조건이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선수가 2028년 여름까지 최대 3년을 더 뛴다는 것은 사실상 종신계약에 가깝다. 리버풀 모하메드 살라(32)가 구단과 합의했다는 2년 연장안보다 나은 조건일 수 있다. 특히 재정 관리에 예민한 토트넘은 30대 베테랑들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한 적이 거의 없다. 직전 주장인 골키퍼 위고 요리스도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났다.
손흥민은 돈보다는 명예를 따른다. 우승에 목마른 상황에서 유럽 빅클럽들의 연이은 러브콜은 매우 반가운 일이나, 장기적 관점에선 토트넘 잔류가 훨씬 의미가 크다. 오랜 전통을 지닌 팀에 헌신한 레전드로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이 한 차례 우승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424경기에서 167골·88도움을 적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124골·66도움을 기록한 ‘살아있는 레전드’로 통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