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올 시즌 목표는 역시 ‘명가 재건’이다. 하지만 번번이 리시브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1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에서도 주포 파즐리(뒤)가 공격을 이끌었지만, 상대 서브를 막지 못해 1-3으로 패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는 역대 챔피언 결정전 최다 우승(8회) 기록을 보유한 전통의 명가다. 그러나 2013~2014시즌을 끝으로는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매 시즌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올 시즌 목표 역시 ‘명가 재건’이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 최근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기세가 꺾였다. 17일 현재 5승10패, 승점 20으로 4위다. 5위 한국전력(7승7패·승점 16)과 격차가 적어 불안하기만 하다.
파즐리(이란), 그로즈다노프(불가리아)가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은 점은 긍정 요소다. 장신(200㎝)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파즐리는 올 시즌 15경기 58세트에서 309점(2위), 공격 성공률 53.35%(3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그로즈다노프 역시 186점(10위), 공격 성공률 47.71%(7위)로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매번 리시브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삼성화재의 올 시즌 리시브 효율은 27.27%로 최하위(7위)다. 특히 패한 경기의 리시브 효율은 23.68%로 매우 심각하다. 승리한 경기에서도 35.82%로 그리 높지는 않다.
선수들 대부분이 리시브에 능하지 못한 게 근본 원인이다. 주전 리베로 조국기의 리시브 효율은 31.25%로 기대이하다. 그로즈다노프(8.67%), 김우진(29.52%), 김정호(28.53%), 이시몬(39.10%) 역시 미덥지 못하다.
원인을 팀 스타일과 전술에서 찾아볼 필요도 있다. 삼성화재는 2018~2019시즌 리시브 효율 4위를 기록한 이래로 2023~2024시즌 6위를 제외하면 매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벌써 몇 시즌째 리시브 불안을 개선하지 못한 이유를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특히 1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 정규리그 3라운드 원정경기(1-3 패)에서 삼성화재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격 성공률이 48.18%로 대한항공(52.08%) 살짝 밀리긴 했지만, 파즐리(31점·공격 성공률 55.10%)-김우진(14점·52.00%)-김준우(10점·100%)의 화력이 고루 터졌다. 그럼에도 고비마다 상대 서브에 무너지며 고배를 들었다. 이날 삼성화재의 리시브 효율은 고작 16.08%에 그쳤다.
경기 후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은 “리시브가 승패를 갈랐다.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렇게 밀리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수 시즌째 반복되는 리시브 불안을 해소해야 ‘명가 재건’에 다가설 수 있음을 사령탑과 선수들 모두 잘 안다. 그렇다면 이제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