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 선수들이 지난달 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홈경기 도중 선제골로 앞서가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은 2024시즌을 마치자마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곧장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7월부터 임대로 뛴 미드필더 밥신(브라질)을 완전 이적으로 붙잡았고, 16일에는 독일 3부리그 디나모 드레스덴 소속의 박규현도 데려왔다. 새 시즌 반등을 노리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대전하나는 K리그1 12개 구단 중 투자 규모에서 울산 HD, 전북 현대, FC서울 등과 견줄 정도로 모기업의 지원이 탄탄하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K리그1로 승격한 이후 매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1부 무대는 절대 만만하지 않았다. ‘투자가 곧 성적’이라는 공식이 야속할 정도로 들어맞지 않았다. 특히 올 시즌은 힘겨웠다. 초반부터 주축들의 부상과 수비 불안이 이어지면서 하위권을 전전했고, 결국 5월 이민성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시즌 중반까지 전북, 대구FC,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등권 경쟁을 펼치는 처지였다.
황선홍 감독이 소방수로 부임했다. 4월 2024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8강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었기에 그로부터 2개월 만에 대전하나를 맡은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반전을 이뤘다. 구단은 여름이적시장에서 김문환, 마사(일본), 김현욱 등 무려 11명을 데려오며 황 감독을 지원했다. 이어 수비 조직력을 단단히 하고, 발 빠른 윙어들의 능력을 극대화한 황 감독의 ‘실리축구’가 팀에 제대로 녹아들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결국 8월부터 8승3무2패를 기록하며 최종 8위(12승12무14패·승점 48)에 올랐다. 여름까지만 해도 강등을 걱정했던 대전하나는 일찌감치 잔류 안정권에 진입하며 내년을 도모할 수 있는 여유까지 얻었다.
구단은 올해 겪은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팀의 고참인 이순민부터 신예 윤도영까지 “대전하나는 더 높은 곳에 있어야 할 팀”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선수단의 동기부여가 강하다. 황 감독 역시 잔류를 확정하자마자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5시즌을 앞두고 황 감독의 ‘새 판 짜기’가 진행 중이다. 밥신과 박규현 영입을 확정한 데 이어 공격진에도 수준급 선수 보강이 예정돼 있다. 시즌 도중 부임한 황 감독에게도 사실상 제대로 된 첫 시즌이나 다름없기에 관심이 쏠린다. 구단의 발 빠른 영입 작업과 함께 황 감독은 이달 말까지 ‘옥석 가리기’에 전념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 1월 1일 태국 방콕으로 동계전지훈련을 떠나 본격적으로 담금질에 돌입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