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주영. 스포츠동아DB
류현진(37·한화 이글스), 김광현(36·SSG 랜더스),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은 한국야구의 르네상스를 이끈 좌완 선발투수들이다. 2000년대부터 태극마크를 단 이들은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12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큰 족적을 남겼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이들은 이제 ‘국가대표 에이스’의 타이틀을 후배들에게 넘겼다. 야구국가대표팀은 지난해 가을 개최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부터 올해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까지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최근 대표팀 에이스의 타이틀은 대개 우완투수에게 돌아갔다.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 곽빈(25·두산 베어스), 문동주(21·한화) 등은 모두 시속 150㎞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아쉽게도 ‘국가대표 좌완 선발’의 계보는 아직 명확하게 이어지지 않고 있다. 1980년대생들인 좌완 트로이카의 배턴을 다음 주자들이 제대로 받지 못해서다. 게다가 리그 내에서도 눈에 띄는 1990년대생 좌완 선발이 보이지 않는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구창모(27·NC 다이노스), 최채흥(29·LG 트윈스) 등은 기대만큼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이의리(22·KIA), 이승현(22·삼성) 등 2000년대생들 중 발전 가능성이 큰 좌완 선발이 나오면서 국가대표 좌완 선발의 계보는 이들에게로 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새로운 희망이 나타났다. 28경기에서 9승(10패)을 수확한 손주영(26·LG)이다. LG 선발진의 새로운 한 축으로 등장한 손주영은 좌완 파이어볼러로 올 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부상 때문에 합류가 무산됐지만,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로 성장을 기대케 했다.
1998년생인 손주영의 급부상은 LG는 물론 한국야구 전체에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국가대표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이끌 중간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즌만의 성적으로 속단하긴 이르지만, 희망을 키울 새 후보가 나타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다. 손주영의 2025시즌 활약에 벌써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