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출신 골키퍼 송범근이 쇼난 벨마레를 떠나 친정팀 전북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잠시 멀어진 대표팀 복귀가 전북행에 가장 큰 동기부여였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계 소식통은 27일 “송범근이 전북으로 향한다. 선수와 구단 간 큰 틀의 합의가 이미 이뤄졌고 메디컬 테스트 등 세부 절차만 남았다. 사실상 구단의 공식 발표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북의 황금기를 함께 한 검증된 수문장이다. 송범근은 2018년 전북에서 프로로 데뷔해 곧장 중용받았다. 첫 시즌부터 안정적 선방 능력을 뽐내며 2021년까지 팀의 K리그1 4연패에 큰 힘을 보탰다. 탁월한 순발력과 준수한 빌드업 능력까지 갖춰 현대축구에 걸맞은 골키퍼로 평가받는다.
국가대표팀 커리어도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송범근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차근차근 성장했다. 2018년 자카르-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표팀의 차세대 골키퍼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A대표팀에서는 쟁쟁한 경쟁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8년 9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끈 A대표팀에 처음 발탁돼 김승규, 조현우와 골키퍼 3파전 구도를 형성했으나, 3번째 자원으로 분류됐다. 2022카타르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A매치 출전 경력은 2022년 7월 동아시안컵 홍콩전이 유일하다.
국내무대에서 성취를 이룬 뒤 2023년부터 J리그 쇼난 벨마레에서 뛰었다. 첫 시즌 27경기를 소화하며 주축으로 자리 잡는 듯했지만, 올 시즌에는 출전 시간이 더 줄어 22경기에 그쳤다. 팀은 지난해와 올해 나란히 15위에 위치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송범근의 전북행에는 대표팀 복귀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그는 9월 팔레스타인, 오만을 잇달아 상대한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 2차전을 치른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이후 10월, 11월 대표팀 명단에는 제외됐다. 언제나 대표팀을 마음에 품고 있던 그는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K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전북은 송범근에게 고향 같은 곳이다. 마침 팀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와 그리스대표팀 사령탑 등을 지낸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고, 주전 골키퍼 김준홍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D.C. 유나이티드로 떠날 예정이다. 이변이 없는 한, 송범근은 김준홍으로부터 배턴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