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에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7일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시작이었다.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역시 대한체육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가운데,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역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체육계에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연기된 가운데, 대한체육회장과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 역시 같은 이유로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시작이었다. 8일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었던 허 전 감독은 불공정한 선거 관리, 부족한 선거인단 구성 등을 이유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이 7일 허 전 감독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선거가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허 전 감독의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자, 다른 선거에도 파장이 일었다. 8일에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가 서울동부지법에 14일 열릴 체육회장 선거 진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강 교수의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사유 역시 불공정한 선거관리인데, 선거인단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추첨이 되지 않아 후보자의 피선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역시 제32대 배드민턴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16일 선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8일 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그의 후보자 등록 결정을 무효화했다. 출마 자격을 잃은 김 회장은 “나를 둘러싼 배임 및 횡령 혐의는 아직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선거운영위가 선거 중립을 위반했다”고 반발하며 배드민턴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잇따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각 체육단체는 더욱 혼란해졌다.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후보자들 모두 단체를 향한 불신이 크고, 이를 지지하는 세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허 전 감독, 강 교수, 김 회장 측은 각각 축구협회, 체육회, 배드민턴협회를 향해 “선거의 본질을 침해했다”며 크게 각을 세우고 있다.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폭풍이 어떤 결말을 낳을지 궁금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