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 감독이 재건한 명가 현대캐피탈…통합우승 도전 이상 무!

입력 2025-01-20 17:3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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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은 V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4차례나 제패한 ‘명가’다. 삼성화재(8회), 대한항공(5회)과 함께 정상을 다투며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은 동시에 후인정, 권영민, 박철우, 문성민, 최민호 등 무수히 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다. 역사, 성적, 인기를 모두 갖춘 팀이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대한항공의 아성에 밀렸다. 현대캐피탈이 2018~2019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이후 정상에 서지 못하는 사이, 대한항공은 20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일궜다. 현대캐피탈로선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했다.

변화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지난 시즌 도중 최태웅 전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자, 현대캐피탈은 체질을 개선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했다. 필립 블랑 일본남자대표팀 감독(65·프랑스)에게 올 시즌 지휘봉을 맡기는 승부수를 띄웠다.

블랑 감독 선임으로 명가 재건의 기반을 닦았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20승2패, 승점 58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대한항공(13승8패·승점 43)과 격차가 크다. 지금의 기세라면 19시즌 만의 정규시즌-챔피언 결정전 통합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성적이 뒷받침되자, 팬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지난 시즌 홈에서 첫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 관중은 2201명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2792명이다.

조급하지 않았던 게 호성적의 원동력이다. 블랑 감독은 비시즌 팀의 도약 기반을 닦는 데 주력했다. 특히 서브를 중시하면서도 리시브에 집착하지 않았던 점이 돋보인다. 나쁜 리시브와 세팅에도 좋은 공격을 펼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며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블랑 감독은 “리시브가 흔들리는 날도 준비해야 한다. 좋은 공격 위치 선정으로 나쁜 리시브와 세팅을 극복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지도자의 책무’를 강조한 점 역시 인상적이다. 블랑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이 코트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게 지도자의 책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이행하기 위한 방법은 원칙주의였다. 훈련 시 선수들에게 명확한 원칙을 제시했고, 세심한 피드백도 곁들였다. 원칙대로 플레이해 이긴 경기가 많아지면서 팀 분위기는 날로 좋아졌다.



블랑 감독은 “선수들이 코트에서 두려움을 갖지 않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테면 우리 미들블로커(센터)들의 신장이 크기 때문에 블로킹 시 맨투맨보다는 리딩을 지시했다”며 “시즌을 거듭할수록 휴식과 운동의 균형이 중요하다. 균형을 잘 유지하면 목표에 더욱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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