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배정대(왼쪽)와 멜 로하스 주니어가 5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위즈 배정대(30)와 멜 로하스 주니어(35)는 언어, 나이를 초월해 우정을 쌓고 있다. 애초 둘을 돈독하게 만든 요소는 야구라는 공용어였다. 이후 관계는 그라운드 밖으로까지 한층 발전했다. 배정대는 지난해 로하스가 복귀하기 전 지구 반대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향해 추억을 만들었다. 로하스가 복귀한 뒤에는 비시즌에 이어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땀을 흘리는 사이가 됐는데, 이 과정에서 둘은 ‘팀 문화’ 구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팀 퍼스트
과거 KBO리그에선 개인적 성향이 강한 외국인선수가 적지 않았다. 재계약은 물론 타 리그 진출을 위해서라도 개인 성적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로하스는 반대다. 올겨울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배정대, 오윤석에 이어 유망주 안현민, 강민성을 초청해 숙소, 아카데미 등 훈련 여건을 마련해주고 함께 땀을 흘렸다. ‘훈련을 도와줘서 고맙다’는 동료에게 “네가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우리 팀 모두가 더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게 곧 내가 보답받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로하스가 팀 문화 구축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 많은 동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배정대는 5일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로하스는 자신보다 팀을 더 생각하는 선수”라며 “비시즌 훈련을 돕는 것 역시 귀찮을 법한데도, 생활면에서부터 세심하게 배려하고 타인을 위하는 게 참 본받을 일”이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그라운드 안에서도 그렇다”며 “지난해 리드오프를 맡고 팀 공격을 이끈 것 또한 많은 선수에게 귀감이 됐다”고 덧붙였다.

KT 배정대가 5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외야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차기 주장
KT로선 배정대가 팀 문화 구축에 앞장서는 것도 반갑다. 배정대는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구단 관계자 모두가 장성우를 이을 차기 주장으로 꼽는 선수다. 또 전력 면에서 현재 주축 선수가 다수 포진해 있는 1995년생 중 중추다. 센터라인의 한 축을 맡는 중견수인 데다, 타선의 윤활제 역할을 하는 호타준족이다. 로하스는 “(배)정대는 실력은 물론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 등 해외야구 문화를 배우고 싶어 하는 오픈마인드가 있다”며 “한국, 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존중하는 마음이 있어서 조화로운 팀을 만들 것이다. 주장으로 가는 길을 잘 밟고 있다”고 밝혔다.
배정대 역시 로하스와 함께 그라운드 안팎에서 KT를 더욱 좋은 팀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올겨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기술적으로 채운 것은 물론이고, 얻은 경험 또한 적지 않다”며 “지금 스프링캠프에서도 로하스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은데, 야구 면에서 조언과 노하우는 물론 많은 것을 교류하고 있다. 우리 둘 다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에 로하스는 “너를 믿는다. 한번 해보자(I believe you. Let‘s get it)”며 웃었다.
질롱(호주)|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