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 한파와 잦은 폭설에 주말 2025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K리그 구단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전주월드컵경기장 전경. 사진제공|전북 현대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를 들여다봐요.”
새 시즌 개막을 앞둔 K리그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는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릴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K리그 출범 후 역대 가장 빠른 시즌 개막이다.
심지어 리그 3연패에 성공한 울산 HD와 코리아컵(FA컵) 챔피언 포항, 광주FC, 전북 현대 등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중인 일부 팀들은 지난해 12월 초에 비로소 2024년의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유난히 짧은 겨울 휴식기, K리그 구성원들에게 휴식은 사치였다. 모두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새 시즌 개막 준비에 돌입했다. 선수단 계약과 정리, 예산 편성과 자체 스폰서 확보 등 온갖 업무를 단기간 내 진행했다. K리그 구단에게 가장 바쁜 시기는 시즌 중이 아닌, 결산과 계획 수립을 모두 마쳐야 하는 연말연시다.
그런데 또 다른 고민이 추가됐다. 날씨 문제다. 올해 2월은 유독 차갑다. 지구의 공기 순환을 파괴한 온난화 현상과 라니냐의 영향으로 북극의 찬공기가 밀려내려온 한반도는 연일 기록적인 혹한이 이어져왔다.
걱정은 한파만이 아니다. 겨울 내내 눈도 정말 많이, 또 자주 내렸다. 12일에도 수도권과 강원, 경북, 충청권 등 전국 곳곳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15~16일 개막 라운드(1라운드)에 홈경기가 잡힌 구단들은 아우성이다. 겨우내 애써 관리한 그라운드 컨디션이 자칫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요즘은 시간대별 영하와 영상을 오가는 경우도 잦아 잔디에 악영향을 끼친다. 잔디 상태는 경기의 질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딱딱하고 살얼음 낀 피치를 뛰다보면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높다.
올 시즌 개막전은 포항스틸야드 이외에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주월드컵경기장, 울산문수경기장, 전주월드컵경기장, 대구아이엠뱅크파크에서 진행되고 다행히 주말부터 추위가 가실 것으로 보여지나 쾌적한 관전 환경은 기대할 수 없다. “퇴근 후에도 일기예보를 수차례 확인한다. 킥오프까지 마음을 놓기 어렵다”는 관계자들의 푸념이 지나치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