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나승엽은 중장거리형 1루수 표본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승엽이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 도중 내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만족은 없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23)은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스스로를 혹독하게 몰아세우고 있다. 지난 시즌의 자신을 능가하고 싶어서다. 지난해 나승엽은 데뷔 후 최다 121경기에서 규정타석 타율 3할(0.312)에 OPS(출루율+장타율) 0.880으로 잠재력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는 “만족은 없다”면서 “지난해 내가 좋은 기록을 보였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직 만족하기에 이르다. 올해 첫 목표는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풀타임 시즌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얻은 게 많다. 나승엽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하자마자 타선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이에 몸값도 상승했다. 최근 그는 지난해 연봉 4000만 원에서 200% 오른 1억2000만 원에 사인해 프로 데뷔 첫 억대 연봉의 반열에 올라섰다. 또 지난 시즌 후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해 국제대회 경험까지 쌓았다.
나승엽은 “전역 후 곧장 이렇게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며 “세계무대에 오를 기회까지 받게 됐다.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올해 역시 타격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나승엽은 덕수고 시절 메이저리그(MLB) 구단으로부터 적잖은 관심을 받을 만큼 타격 재능이 출중했다. 부드러운 스윙 폼에서 중장거리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크게 각광받았다.
나승엽은 이 재능을 지난해 꽃피우기 시작했지만, 여기서 안주 없이 한층 발전하겠다는 의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12일 대만 대표팀과 친선전에서 그를 2번타순에 기용하는 등 기대를 보였는데, 이에 충족하겠다는 마음 역시 크다.
나승엽은 “올해부터 홈구장 담장을 낮췄다. 내 장타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듯 하다”며 “홈런을 지나치게 욕심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타율을 좀 더 높게 유지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수비 역시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중장거리형 1루수 표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비력이 필수다. 이에 스프링캠프에서 주 포지션 1루수 훈련은 물론, 내야수로서 움직임, 범위, 포구 등 다방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그는 “수비는 여러 모로 부족하다. 실수가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캠프에서) 내 몸을 많이 굴리겠다. 시즌 초부터 정말 좋은 기량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절대 대충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