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 이민지(오른쪽). 사진제공|WKBL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의 또 다른 볼거리는 신인왕 경쟁이다. 이번 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인천 신한은행 포워드 홍유순(20·179㎝)가 도드라진 신인왕 레이스에 청주 KB스타즈 센터 송윤하(19·179㎝)가 등장해 경쟁 구도가 이뤄졌다. 모두 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들이다. 평균 출전시간도 20분이 넘는다.
여기에 주목할 선수가 있다. 아산 우리은행 가드 이민지(19·176㎝)다. 이번 시즌 19경기에서 평균 14분47초만 소화하면서도 6.84점·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시즌 초에는 홍유순, 송윤하와 달리 출전시간 5분을 넘기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이민지는 이 시간마저 대충 보내지 않았다. 그는 “체력과 수비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했다. 많이 배우고 코트에 나설 준비를 했다”며 “동기들과 달리 경기에 나서지 못해 속상해할 때도 (김)단비 언니 등 선배들이 많이 위로해줬다. 단비 언니가 ‘나도 처음에 많이 못 뛰었다’고 과거 얘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확실하게 잡았다. 이민지는 본격적으로 ‘베스트 5’의 한 축이 된 1월 22일 KB스타즈와 홈경기부터는 매 경기 20분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 포함 최근 8경기에선 7차례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는데, 이 기간 팀도 7승(1패)을 수확했다. 유일한 패배는 이민지가 1득점에 그친 6일 BNK와 홈경기였다.
우리은행이 선두(20승8패)를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2로 줄인 데에는 이민지의 공이 엄청났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이민지가 중요한 득점을 올릴 때마다 엄지를 치켜세우며 만족해 한다.
고교 시절부터 공격력에 강점을 보였던 이민지는 프로 입단 후에도 업그레이드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위 감독은 “선수들이 개인 운동을 할 때는 슛을 많이 던지는데, 이민지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며 “자기 플레이를 생각하면서 개인 운동을 하는 것 같다. 노력도 많이 한다. 내성적이지만, 코트에서 떨리는 모습이 없다”고 칭찬했다. 이민지는 “공격 상황에서 자신 있게 하지 않으면 감독님께 혼난다”고 웃어 보였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 이민지의 수상 가능성도 그만큼 올라간다. 신인상은 생애 단 한 번뿐인 영예라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만 한다. 그러나 이민지의 생각은 확고했다. 팀 성적 우선이다. “(상을) 받고 싶어도 지금은 팀이 중요하다. 우선 경기를 이기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