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에서 10번째 시즌을 앞둔 제주 김동준은 그동안 만족감보단 아쉬움을 훨씬 많이 느꼈다.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는 것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고자 결연하게 2025시즌을 준비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새 시즌엔 묵은 아쉬움을 전부 해소하고 싶다.”
제주 SK 김동준(31)은 K리그를 대표하는 수문장이다. 2016시즌 K리그 데뷔 후 통산 231경기(275실점)에 출전하며 정상급 골키퍼로 우뚝 섰다. 그러면서 23세 이하(U-23) 축구국가대표팀 소속으로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무대도 밟아봤고, A대표팀에도 꾸준히 발탁됐으니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다.
그러나 가슴 속엔 늘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프로 9시즌 동안 놓친 기회가 많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2022시즌 제주 이적 후 목표였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이뤄내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종전 이상으로 결연하게 새 시즌을 준비했다.
김동준은 “프로 9시즌을 보내면서 부상으로 성장 기회를 놓쳤던 기간이 길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던 적도 많았기 때문에 새 시즌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되풀이하지 않는 게 우선 목표”라며 “그간 잔부상이 많았다. 전문가들을 찾아가 보강 운동, 식단, 수면법에 관해 물어보며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고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다행히 예감이 좋다. 지난 시즌 부상자가 속출했던 제주는 새 시즌 전력 누수가 적어 더 높은 곳을 겨냥하고 있다. 김동준 개인으로서도 팀과 지난 시즌 5년 재계약을 맺으며 신뢰를 재확인했다. 김학범 감독과 차상광 골키퍼 코치의 믿음 역시 두터워 김동준은 어느 때보다도 자신감이 넘친다.
차 코치는 “(김)동준이가 풍생고 2학년 시절이던 2011년에 처음으로 만났다. 국가대표 수문장이 될 수 있는 재목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에 걸맞은 성장을 보였다”며 “다만 일부 습관을 개선하고, 중심 이동 훈련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전훈 동안 잘 따라왔다”고 기대했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제주의 주전 수문장으로서 3시즌만의 파이널라운드 그룹A(1~6위) 진입과 2026~2027시즌 ACL 티켓 확보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다. 다만 의욕만이 전부가 아니다. 때론 담담함도 필요하다.
김동준은 “의욕만 넘쳤던 2018시즌과 2020시즌에 각각 오른 무릎 십자인대와 오른 어깨를 다쳐 장기 결장했다. 너무 들뜨거나, 가라앉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2025시즌이 그동안의 아쉬움을 씻어낸 시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아가 은퇴 전까지 우승컵이나 개인 타이틀을 하나 정도 들어 올리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