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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에 초점 맞추는 ‘리베로’ 서재덕…“후배들 뒷바라지해야죠”

입력 2025-03-18 1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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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서재덕은 올 시즌 막판 리베로 유니폼을 입었다. 건실한 수비력을 앞세워 후위에서 후배 공격수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서재덕은 올 시즌 막판 리베로 유니폼을 입었다. 건실한 수비력을 앞세워 후위에서 후배 공격수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의지다.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원클럽맨’ 서재덕(36)은 이제 리베로 유니폼이 어색하지 않다. 공·수 만능이라 불리던 전성기를 뒤로하고 이제는 후위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의지다.

서재덕은 1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홈경기(0-3 패)를 끝으로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를 마쳤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리베로를 오가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적지 않은 나이에 허리 부상을 안고도 30경기 112세트에 출전해 219점, 공격 성공률 44.67%, 리시브 효율 39.26%로 한국전력을 지탱했다.

17일까지 올 시즌 리그 평균 리시브 효율이 34.76%에 그친 사실을 고려하면 서재덕의 리시브 능력은 몹시도 인상적이다. 리시브를 530개나 챙기며 후배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 까닭에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서재덕에게 시즌 막판 리베로 유니폼을 입혔다. 리베로로 출전한 5경기 21세트에서도 리시브 효율 27.77%로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리시브 능력이 뛰어난 날개 공격수의 리베로 전향은 흔한 일이다. 남자부에선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37)이 종종 리베로로 뛰었고, 여자부에선 한국도로공사 임명옥(39)이 프로 4년차인 2007~2008시즌부터 리베로로 전향해 레전드로 거듭났다.

리베로는 공격과 서브를 할 수 없고, 후위에서 수비만 한다. 리베로로 전향한 공격수들은 공격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지만, 반대로 ‘수비마저 무너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곽승석은 “리베로로 뛸 때 수비 부담이 커 동료들에게 파이팅을 많이 불어넣는다”고 말한 바 있다.

서재덕은 리베로 유니폼이 부담이 아닌 헌신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리베로 전향으로 김동영(29), 윤하준(19), 구교혁(23) 등 후배 공격수들의 교통정리가 이뤄진 만큼, 이제는 후위에서 후배들에게 힘을 보탤 생각뿐이다. 그는 “리베로 전향 초반에는 수비 상황에서 동선이 공격수와 반대라 힘들기도 했다. 랠리가 길어질 때는 ‘시원하게 공격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세터들에게 안정적으로 공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털어놓았다.

끝으로 서재덕은 “후배들이 나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쳐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이름값을 앞세우기보다는 베테랑으로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만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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