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는 올 시즌을 챔프전 우승의 적기로 여긴다. 26일 대한항공과 PO 1차전에선 신들린 토스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제공|KOVO
KB손해보험 세터 황택의(29)는 올 시즌을 챔피언 결정전 우승의 적기로 여긴다. 한국 최고 세터로서 한선수(40), 유광우(40·이상 대한항공), 황승빈(33·현대캐피탈) 등 경쟁자들을 넘어 반드시 챔프전 정상에 서겠다는 의지다.
봄배구 첫 경기부터 한국 최고 세터다운 경기력을 뽐냈다. 황택의는 26일 의정부 경민대 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1차전 홈경기에서 신들린 토스로 세트스코어 3-1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저조한 리시브(효율 KB손해보험 27.85%-대한항공 36.71%)를 딛고 러닝세트(블로커가 1명 이하인 곳으로 토스) 성공률 63.88%를 마크한 그는 한선수-유광우(합계 64.70%)에 판정승을 거뒀다.
스스로도 한선수와 유광우 앞에서 승리를 거머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 후 황택의는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챔프전 통합 4연패를 달성한 강팀이라, 특유의 저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가 정규리그 2위고, 대한항공은 3위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며 “(한)선수 형과 (유)광우 형을 이기는 과정에서 팀도 더 단단해진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밝혔다.
좋은 신체조건(키 189㎝·몸무게 82㎏)과 운동신경만큼 연구하는 자세가 인상 깊다. 황택의는 시즌 내내 대한항공을 넘어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까지 꺾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그가 출전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은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정규리그에서 각각 2승2패와 3승1패를 거뒀다. 대한항공을 넘어 현대캐피탈과 챔프전(5전3선승제)에서도 웃을 기세다.
PO 1차전에서도 황택의의 연구가 팀에 적잖은 힘이 됐다. 황택의는 “대한항공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들이 퀵오픈 공격 견제를 많이 한다는 점을 의식했다. 다만 우리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비예나(스페인)가 전위에 있을 때, 직선 위치에 있는 상대 선수의 높이가 낮아 세터와 공격수 사이 거리가 짧은 A퀵오픈 공격을 주로 구사한 게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PO 1차전 승리로 자신감이 더 커졌다.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첫 챔프전 우승을 원하기에 동기부여는 몹시 강력하다. 황택의는 “올 시즌 동료들이 고루 잘해준 덕분에 알찬 분배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 챔프전 정상에 오르겠다”며 “좋은 세터란 ‘공격수가 때리기 편한 공을 정확히 주는 세터’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나는 좋은 세터’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택의와 KB손해보험은 28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2차전을 치른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