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11년 전 브라질에서의 참담한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2026북중미월드컵은 모든 걸 직접,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다. 스포츠동아DB
“브라질 대회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56)의 목소리는 분명했고 또렷했다. 11년 전 악몽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한국은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 초라한 성적에 그쳤고, 성공으로 가득한 당시 사령탑 홍 감독의 축구인생 역시 바닥으로 추락했다.
시간이 흘러 현장으로 복귀해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홍 감독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10경기 무패, 조 1위로 통과하며 11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최종예선이 막 끝났으나 이미 그는 감독으로 맞을 2번째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다신 들추고 싶지 않던 오래 전의 참담했고 아픈 기억들이 이제는 세상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훌륭한 참고서다. 알려진대로 브라질 대회는 출발부터 엉망이었다.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나고 본선을 1년 앞둔 2013년 6월 부임한 홍 감독은 선수 파악에만 너무 긴 시간을 할애하느라 다른 부분을 확실히 챙기지 못했고, 이는 훗날 화살이 돼 돌아왔다.
그 중 하나가 환경적 요소다. 당시 대표팀은 대회를 앞둔 전지훈련을 미국 동남부 마이애미에서 진행한 뒤 브라질 이구아수에 본선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시차 적응만 제외하고 전부 잘못됐다.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마이애미는 평균 강수량이 230㎜에 달했고 허리케인 시즌까지 시작돼 훈련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구아수도 마찬가지였다. 조별리그 3경기가 열린 도시들과 날씨가 판이한데다 너무 멀리 떨어져 대회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고 건강한 긴장감조차 주지 못했다. 또한 남미 풍토병인 황열병 예방접종 이슈까지 겹쳐 컨디션 관리에 완전히 실패했다.
마침 북중미월드컵과 환경이 여러 모로 비슷하다. 오히려 길고 더 잦아질 이동과 큰 시차와 마주할 대표팀이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해 심지어 상황에 따라 국가간 이동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전캠프, 베이스캠프 모두 무의미하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심지어 월드컵 기간 날씨 문제는 이미 수면 위로 등장했다. 비교적 선선한 캐나다를 제외한 2개국 6~7월 평균기온은 섭씨 30도가 넘는다. 가장 높을 땐 40도까지 치솟는다. 여기에 그라운드 지열이 더해지면 더 끔찍하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확인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마르코스 요렌테는 “너무 더워 발가락까지 아팠다”고 했고,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시청자들은 좋겠지만 선수들은 고통받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1년 뒤 대표팀도 이를 피할 수 없다. 잘못된 선택, 잘못된 준비를 반복되면 ‘브라질 시즌2’가 불가피하다. 최종예선을 마친 홍 감독은 클럽월드컵 관전차 14일 미국으로 향했다. 세계적 클럽들의 경기를 2~3차례 관전하며 본선을 구상할 계획인데 대회 인프라 점검과 함께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는 환경적 요인도 체크 요소다.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꼼꼼하게 살핀다”는 것이 홍 감독의 복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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