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54.8홈런 페이스’ 디아즈의 KBO 단일시즌 최다홈런 도전, 이제는 현실로 다가왔다

삼성 디아즈가 지금의 페이스로 올 시즌 마감하면 54.8홈런을 쳐낸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2003년 이승엽이 기록했던 단일시즌 KBO리그 최다홈런(56개)을 경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동아 DB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타자 르윈 디아즈(29)의 홈런 페이스가 대단하다. 18일까지 71경기에서 27홈런을 쳤다. 2.6경기, 11.3타석당 홈런을 하나씩 친 셈이다. 전 구단 상대 홈런도 일찌감치 달성했다. 이제 2003년 이승엽(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작성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56홈런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디아즈는 팀이 치른 71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데이비슨이 남은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다고 가정할 때 54.8홈런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10.64타석당 홈런 하나씩 때린 2003년의 이승엽에는 살짝 밀리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성향을 고려하면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디아즈는 올해 5경기에서 2홈런 이상 폭발했다.

디아즈가 더욱 무서운 이유는 홈런에 의존하는 타격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꾸준히 3할 안팎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도 24차례 기록했다. 짧게 끊어쳐야 할 상황에선 밀어치는 타격까지 가능해 수비 위치를 잡기도 까다롭다.

올해 디아즈의 안타 중 왼쪽과 가운데 방향 타구의 비율이 40%에 육박한다. 시즌 초엔 눈에 보이는 공을 모두 치려고 덤벼든 탓에 타율이 떨어졌지만 상대 투수들의 패턴을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타격하자 홈런이 증가했다. 디아즈는 “기록도 기록이지만 타격 타이밍을 일정히 유지하며 시즌을 치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타점도 2015년 키움 히어로즈 시절 박병호(현 삼성)가 작성한 단일시즌 최다기록(146타점)을 넘어설 기세다. 디아즈의 페이스를 보면 160.2타점이 가능하다. 내친김에 1950년 고즈루 마코토(쇼치쿠 로빈스·161타점)가 기록한 일본프로야구(NPB) 단일시즌 최다 타점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기량만큼이나 동료들과 융화하는 자세 또한 훌륭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항상 칭찬하는 이유다. 디아즈는 “홈런왕이 되면 정말 좋을 것이다. 한 시즌이 끝나고 성적을 보면서 ‘참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홈런왕보다 팀 승리가 먼저다. 한국시리즈우승을 위해 나부터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