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정예림(오른쪽)은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생명 윤예빈과 리바운드 싸움을 하고 있는 정예림. 사진제공ㅣWKBL

하나은행 정예림(오른쪽)은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생명 윤예빈과 리바운드 싸움을 하고 있는 정예림. 사진제공ㅣWKBL



[스포츠동아 강산 기자]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부천 하나은행의 돌풍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5승5패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최하위(6위·9승21패)였다. 이번 시즌 개막 이전에도 약체로 분류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으니 당연히 약팀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더 열심히 해서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덤덤하게 얘기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나왔다. 가드 박소희(22·178㎝), 포워드 이이지마 사키(34·173㎝), 센터 진안(30·182㎝)의 3각편대가 연일 위력을 뽐냈다. 이들은 나란히 두 자릿수 평균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고 있다. 특히 가드 박소희는 지난해 9월 박신자컵 때만 해도 이 감독에게 혹평을 받았으나,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며 리그 정상급 가드로 탈바꿈했다.

3각편대의 존재감이 강력하지만, 이 감독이 꼽은 선두 질주의 숨은 공신은 따로 있다. 가드 정예림(24·175㎝)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하나은행과 계약기간 3년, 첫해 보수총액 2억 원에 계약했다. 19경기에서 평균 23분22초를 소화하며 3.58점·4.4리바운드·1.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력을 갖춘 자원이다. 2022~2023시즌에는 평균 11.5점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역할이 조금 달라졌다.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 에이스를 억제하고 있다. “정예림은 감독들이 가장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라는 게 이 감독의 평가다. “정예림은 수비 열심히 하고,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잘해준다. 보이지 않는 역할을 묵묵히 해준 덕분에 우리가 지금까지 (선두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정예림을 언급하며 남자프로농구에서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자랑했던 양희종(은퇴·전 정관장)을 떠올렸다. 이 감독은 인삼공사(현 정관장) 사령탑 시절 양희종과 함께한 바 있다. 양희종은 눈에 띄는 기록을 남기진 않았지만, 엄청난 활동량과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던 선수다. 이 감독은 “정예림은 양희종이라고 보면 된다. 정예림도 그만큼 수비 폭이 넓고, 수비 센스도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나은행 정예림은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제공ㅣWKBL

하나은행 정예림은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제공ㅣWKBL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