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담배가 때리면 맞아야겠지만 우리담배와 3년간 가고 싶다.” 우리 히어로즈의 이장석 대표이사가 우리담배(주)측이 팀명에서 ‘우리’를 빼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히어로즈)로서는 우리담배가 때리면 맞아야하는 상황이다. 프로야구를 처음 하면서 미숙한 면이 많았다는 점을 인정한다. 고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건 우리였기 때문에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팀명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면서 우리담배가 전날 ‘우리’라는 팀명 사용 금지를 촉구한 데 대해 전적으로 자신들의 귀책사유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현재로서는 계약대로 우리담배와 3년간 함께 가고 싶다는 입장이다. 메인스폰서 관계가 끊어지는 상황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관계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담배가 없었다면 아마 5개월 안에 히어로즈는 공중분해됐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고마움을 가지고 있고, 일이 원만히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히어로즈측으로서는 새로운 메인스폰서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렵게 계약을 성사한 우리담배와 관계가 단절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상대로 단어 구사 하나에도 매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히어로즈측도 우리담배에 대해 할 말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고객’의 불편한 마음을 최대한 누그러뜨리는 편이 현명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만약 끝까지 우리담배가 팀명에서 우리를 빼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빼라면 뺄 수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얼마 남지 않은 올해까지는 우리를 뺀다는 게 어렵지 않겠느냐. ‘서울 히어로즈’로 한다든지, 새로운 스폰서 기업명을 중간에 삽입해 ‘서울 xx 히어로즈’ 등으로 팀명을 사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간에 팀명이 자꾸 바뀌는 것은 팀의 정체성 문제와 연결된다. 우리가 프로야구단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 우리의 진정성을 언젠가는 알아줄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목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