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취소코미디’KBO왜이러십니까?

입력 2008-07-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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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08년 올스타전의 예비일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역사인식 부족과 팬들에 대한 무신경이 빚은 처사다. 올스타전은 8월 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인데 기상청 예보로는 당일 비가 내릴 가능성 높다고 한다. 또한 최근의 불순한 기후상태라면 올스타전이 어떻게 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8월 4일 네덜란드, 5-6일 쿠바와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변명치고는 궁색하다. 올스타전 날짜는 시즌에 앞서 일찌감치 결정됐다. 평가전은 최근에야 확정됐다. 평가전을 하루 이틀 뒤로 미루거나 축소했다면 충분히 올스타전 예비일을 만들 여지는 있었다. 물론 올림픽은 국가대사다. 그래서 7월 31일 전반기를 마치면서 올림픽 기간에 페넌트레이스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대표 평가전을 위해서 프로야구의 역사가 단절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어놓은 것은 백번양보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8월 3일 다행스럽게도 비가 오지 않아 올스타전이 열린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불행하게도 비로 경기가 취소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사상 최초로 취소된다면 그것은 곧 역사의 단절을 의미한다. 10년 후에도, 100년 후에도 프로야구가 계속되는 한 연감에는 ‘2008년 올스타전’은 공란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아들, 손자들에게 그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네덜란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 때문이라고? 당시 총재와 사무총장의 국가관과 애국심이 남달랐기 때문이라고? 프로야구의 역사를 지키고 훼손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KBO의 가장 큰 임무 중의 하나다. 어쩌면 KBO의 프로야구 역사관이 이처럼 허약한 탓에 아직 ‘명예의 전당’ 하나 건립할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소중한 사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팬들을 무시한 KBO의 행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KBO는 5월 27일부터 7월 13일까지 장장 48일간 야구장과 인터넷, 모바일로 올스타 팬투표를 실시했다. 팬들은 ‘한여름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축제의 무대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참가하기를 기대하며 정성을 다해 투표에 참가했다. 그렇다면 취소될지도 모를 올스타전인데 KBO는 팬투표를 왜 실시했는지 반문하고 싶다.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무대다. 500만 관중을 부르짖으면서 팬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쳐서는 곤란하다. 또한 누가 묻기 전까지는 KBO가 올스타전의 취소 가능성을 쉬쉬하며 어물쩍 넘어가려 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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