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우승이당연한이유]세이부“일본시리즈끝나면끝”SK와정반대…日도“日이질것”
심지어 일본야구 관계자들조차 “이번엔 SK가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태연하게 말하고 있다. 이유는 2가지인데 SK가 역대 최강의 프로야구 팀에 필적할 전력이란 인정이 하나이고, 일본 챔피언 세이부는 이 대회에 임하는 자세에서부터 좀체 의욕이 안 느껴진다는 한탄이 다른 하나다.
○“살살 가자!” 세이부
경기 전 훈련 도중 만난 한 일본야구 관계자는 “가타오카가 결장할 것 같다”라고 들려줬다. 이미 용병 포함 주력선수 9명이 빠져나간 세이부에서 톱타자 가타오카는 50도루를 성공시킨 준족으로 SK의 최대 경계 대상이었다. 가타오카가 빠진 사유는 감기였다. 감기 증세가 심각해서 병원에 가서 주사까지 맞았다는 전언이었다. 더 기막힌 얘기는 감기에 걸린 원인인데 “일본시리즈 우승 이후 여기저기에 술 마시러 돌아다니다 몸을 버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제 컨디션이 아닌 선수는 비단 가타오카만이 아닐 것이란 짐작이 어렵지 않다.
○“꼭 우승이다” SK
경기 전 비공식 인터뷰에서 김성근 감독은 “포수 박경완에게 ‘앞서면 출장’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박경완은 왼 발목 부상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다. 12일 도쿄돔 적응 훈련도 포기했다. 그러나 박경완 스스로도 “2-3이닝은 오늘이라도 무리해서 나갈 생각”이라고 했다. 박경완은 SK 선수 중 가장 늦게 클럽하우스로 돌아갔는데 “세이부 타자들 치는 거라도 보려고 남아있다. 저쪽 포수의 훈련방식도 참고가 될까 봐뒀다”고 말했다.
유격수 나주환 역시 갈비뼈 통증이 극심한데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스타팅 라인업을 봐도 베테랑 김재현 대신 왼손투수 킬러인 이재원을 3번에 포진시켜 이기기 위한 의지가 절절히 묻어났다.
○아시아시리즈 보는 시선도 정반대
결국 아시아시리즈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귀결된다. 일본 방송 관계자는 “세이부는 일본시리즈를 끝으로 야구가 끝났다는 생각이 짙다”고 말했다. 아시아시리즈는 몸이 좀 안 좋으면 빠지는 식으로 여기는 등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반면 SK는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최종 목표로 정한 팀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조차 이를 위한 과정이었다. “아시아시리즈가 끝나야 다 끝나는 거다. 모든 준비를 이 대회에 맞췄다”란 베테랑 조웅천의 기자회견 언급은 결코 빈말이 아니다. 경기 직전 최정은 “나중에 지고서 주전 빠져서 졌다는 소리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세이부는 집단 결장을 자초 내지 방조했다. 백번 양보해 불가피했다고 쳐도 그 또한 실력이다. 아시아시리즈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SK가 일본의 콧대를 눌러놔야 할 상황이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