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서도 이건 통한다!’ 김광현, 네 차례 등판으로 증명한 세 가지

입력 2020-03-1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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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다. 지금의 좋은 성적이 정규시즌에도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제로’라는 기록 이면에 숨겨진 과정들은 분명 좋은 징조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의 메이저리그(ML) 도전기 첫 장이 순조롭다.

김광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해먼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 4삼진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 ML 단일시즌 팀 홈런 신기록(307개)을 세운 미네소타 베스트라인업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날 포함 ML 시범경기 4경기(2경기 선발) 성적은 8이닝 5안타 1볼넷 11삼진 무실점. 이 결과를 만든 과정은 김광현의 ML 연착륙을 기대케 한다.

●건강 이상무! 겨우내 구슬땀을 증명하다

김광현은 3일로 예정됐던 미네소타전 선발등판을 불펜피칭으로 대신했다. 허벅지 통증이 탓이었다. 스스로는 등판 후 으레 있는 뭉침 증세라고 강조했지만 구단은 돌다리를 두드렸다. 자연히 의문부호가 따라붙었지만 6일 뉴욕 메츠전(2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날 등판까지 깔끔히 마쳤다. 3월초부터 150㎞대 중반의 속구를 펑펑 때려넣고 있다. 김광현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몸을 만든 결과가 지금 나오고 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서드피치 커브가 통한다…다양해진 레퍼토리

김광현의 지난해 구종 분포를 살펴보면 속구(39.1%)와 슬라이더(37.0%)의 합이 76.1%였다. 데뷔 때부터 ‘투 피치 투수’ 이미지를 씻지 못했지만 ML이라는 목표를 세운 뒤부터 ‘서드 피치’ 연마에 힘을 썼다. 지난해 KBO리그에서부터 커브 구사를 늘렸고, 이는 ML 시범경기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느린 커브 뒤에 나오는 빠른 공에 홈런군단 미네소타 타자들도 고전했다.
지역 유력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김광현이 커브를 활용해 미네소타 타선을 훌륭히 제압했다”고 칭찬했다. 여기에 좌타자 상대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를 우타자 몸쪽으로 붙이며 재미를 보기도 했다. 다양해진 레퍼토리는 김광현의 진화를 설명한다.

●美언론도 반한 공격적 투구와 인터벌

“빠르게 던져야 기자들의 퇴근도 빨라지지 않나.” 2월 27일 마이애미전 등판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광현이 던진 너스레다. MLB닷컴의 세인트루이스 담당 앤 로저스는 “아주 옳은 말”이라고 반겼다. KBO리그에서부터 빠른 인터벌로 타자들을 괴롭게 했던 김광현은 ML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4경기 8이닝 동안 120구(이닝당 15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은 68.3%(82개)로 지난해 기록(66.6%)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광현은 자신의 색깔 그대로 ML에 도전하고 있고, 아직까지 그 결과는 준수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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