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개막 시점조차 불투명하다. 정규시즌에서 공 하나를 던지지 않고도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존재감은 ‘에이스’ 그 이상이다.
토론토 선은 19일(한국시간) 류현진의 근황을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 캠프지에서 훈련 중이던 류현진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 발이 묶였다. 캐나다 정부의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 탓에 오도 가도 못할 뻔했지만 LA 다저스 시절 동료인 러셀 마틴이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을 빌려줘 그곳에 머물고 있다.
개막일을 가늠하기도 어렵지만 토론토는 류현진의 컨디션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찰리 몬토요 감독, 피트 워커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는 류현진과 꾸준히 연락하며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매체는 “류현진은 현재 1월의 몸 상태다. 여전히 공을 던지며 좋은 몸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껏 끌어올렸던 페이스를 늦춘 상태이며 개막일이 정해지면 그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류현진은 2차례 시범경기에 등판해 6.1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1.42)을 기록한 뒤 일정 중단과 맞닥뜨렸다. 하지만 단 두 번의 실전으로 구단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포수를 담당하는 존 슈나이더 코치는 “포수 입장에서 류현진과 호흡을 맞추는 건 사치스러울 만큼 좋은 일이다. 류현진은 그야말로 모든 포수들의 꿈”이라고 극찬했다. 시범경기에서 류현진과 호흡을 맞췄던 젊은 포수 대니 잰슨은 슈나이더 코치에게 “류현진은 어떤 사인을 내도 전부 받아준다. 포수에게 엄청난 자유를 주면서도 그에 맞추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류현진을 향한 현지의 호평은 끊이지 않고 있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17일 토론토 스타를 통해 팬들의 질문에 답했다. 당시 앳킨스 단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시즌이 중단될 것을 알았어도 류현진의 영입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앳킨스 단장은 “우리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팀이다. 류현진의 영입은 올 시즌을 보고 진행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포수진은 물론 젊은 투수들도 스프링캠프 내내 류현진을 ‘밀착 마크’하며 지난해 MLB 평균자책점 1위의 노하우를 배우고자 한 바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구단 역대 투수 최고액(4년 8000만 달러·약 929억 원)을 안겨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류현진은 공 하나 던지지 않았지만 그 기대에 조금씩 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