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를 찌른 류현진의 천재 본능, 메츠전 6이닝 1실점… 시즌 4승 수확

입력 2020-09-14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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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BQ(야구 아이큐)’ 최상위 레벨다운 투구였다. ‘괴물’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상대 노림수를 정확히 파악해 허를 찌르며 시즌 4승째를 챙겼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샬렌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홈경기에서 6이닝 8안타 7삼진 1실점으로 팀의 7-3 승리에 앞장섰다. 시즌 4승(1패)째. 4번째 홈구장 선발등판 만에 거둔 값진 첫 승이었다. 시즌 ERA는 3.19에서 3.00로 낮아졌다.

류현진이 경기 전까지 통산 메츠 상대로 8경기(52.2이닝)에서 4승1패 ERA 1.20으로 강력했기에 메츠 타자들은 철저히 준비하고 나왔다. 메츠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팀 타율 1위에 오를 정도로 타선의 힘이 좋은 팀이다.

실제로 1회초 선두 제프 맥닐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후속 J.D. 데이비스 상대로도 장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좌익수 루어디스 구리엘 주니어의 호수비로 한숨 돌렸다. 후속 마이클 콘포토도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토드 프레이저와 도미닉 스미스에게 연속안타를 내주며 선취점을 빼앗겼다. 데이비스 포함 안타성 타구 4개 중 3개는 류현진의 주무기 체인지업을 공략해 만든 결과였다.

그러자 류현진은 투구 패턴을 바꿨다. 2회부터 3회까지 8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단 1개도 던지지 않았다. 대신 속구와 커브, 투심 위주로 승부했다. 4회 다시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또 다시 안타를 허용하자 5회 이후에는 컷 패스트볼 중심의 투구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2회와 4회 한 번씩 득점권 위기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은 없었다. 4회초 1사 1·2루 이후 8연속타자 삼진으로 깔끔하게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에이스가 버티자 타선도 힘을 냈다. 1회초 호수비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던 구리엘 주니어가 0-1로 뒤진 2회말 투런포로 리드를 되찾았다. 토론토 타선은 6회말 대거 5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4연속타자 볼넷으로 리드를 벌렸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싹쓸이 2루타로 더 달아났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매체와 화상 인터뷰에서 “1회 실점 후 게임 플랜과 투구 패턴을 바꿨다. 상대 타자들이 내 패턴을 꿰뚫고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경기 중 변화를 주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역시 우리의 에이스”라고 엄지를 세웠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6회까지 8안타를 맞았지만 강한 실점 억제력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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