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은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3안타 3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1-2 역전패로 승수를 추가하진 못했지만, 올 시즌 최고의 퍼포먼스로 입지를 굳건히 했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경기를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등판은 2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2승째를 거둔 이후 13일만의 복귀전이었다. 신장경색으로 인한 복통 탓에 7일 부상자명단(IL)에 올랐기 때문이다. ML 데뷔 첫해 선발로 자리를 다져가던 상황에서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기에 우려가 컸다.
그러나 김광현은 모든 우려를 기우로 바꿨다. 최고 구속 149㎞의 포심패스트볼(포심·45개)과 슬라이더(27개), 커브(11개), 체인지업(4개)을 섞어 데뷔 후 최다 이닝(종전 6이닝)과 삼진(종전 4개) 기록을 다시 썼다. 첫 승을 따낸 8월 23일 신시내티전부터 4연속경기 무자책점 행진도 이어갔다.
선발등판한 5경기의 평균자책점(ERA)은 0.33(27.2이닝 1자책점)에 불과하다. ESPN에 따르면, 신인투수의 선발 첫 5경기 ERA 0.33은 집계를 시작한 1913년 이후 ML 2위 기록이다. 그뿐 아니라 내셔널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경기 연속 5이닝 이상 소화하며 3안타 이하를 허용하고 비자책점을 기록한 첫 번째 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강점은 포심의 구위다. 그러나 ML에는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하다. 타자들도 웬만한 빠른 공에는 어렵지 않게 대처한다. 이를 고려하면, 김광현이 포심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만으로 버텨내긴 쉽지 않았다. 커브와 체인지업의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타자의 몸쪽을 공략하는 전략을 수립한 이유다. 우타자의 몸쪽을 공략하는 포심이 컷패스트볼(커터)을 연상케 할 정도로 무브먼트가 심하니 노림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15일 경기 후에는 “(마이크 매덕스 투수코치가) 밀워키 타자들은 몸쪽 빠른 공에 약하다고 해서 그 공을 많이 던졌다. 게임 플랜을 따랐을 뿐”이라고 코칭스태프에게 공을 돌렸지만, 게임 플랜을 정확히 읽은 것 또한 김광현의 능력이다. 첫해부터 괴물 같은 성적을 찍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