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1선발? 2선발? 토론토는 ‘빅게임 피쳐’ 류현진을 믿는다!

입력 2020-09-27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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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4년만의 포스트시즌(PS) 진출. 모처럼 맛본 감격이지만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선 ‘에이스’의 어깨가 무겁다. 등판일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토론토의 PS에서 믿을 구석은 ‘빅게임 피처’ 류현진(33)이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AL) 8위로 4년 만에 PS 진출을 확정했다. 30일(한국시간)부터 와일드카드시리즈(WC·3전2승제)를 치르는 가운데 마운드 운용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로스 앳킨스 단장이 26일 “아직 1차전에 어떤 투수가 나설지 확정하지 않았다. 창의적이고 열린 생각으로 마운드를 꾸릴 것”이라며 원론적 의견을 밝히자,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일각에선 류현진의 몸 상태에 의문부호를 제시한다. 게다가 찰리 몬토요 감독은 26일 “류현진이 약간의 통증을 느낀다”고 전했다. 전날(25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올 시즌 최다이닝과 투구수(7이닝 100구)를 기록한 이튿날 발언이다.

사실 선발투수들 대부분은 등판 다음날 약간의 통증을 느낀다. 큰 부상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몬토요 감독은 27일 “류현진의 몸 상태에는 큰 이상이 없다. 정말이다. WC 1차전 등판도 가능하다. 그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뒀을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정규시즌 성적만 보면 올 시즌 12경기에서 67이닝을 책임지며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69를 기록한 류현진의 1차전 등판은 당연한 수순이다. 토론토 선발진의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3번 중 7번을 책임진 상징성도 있다.

하지만 토론토 입장에선 아직 상대팀도 결정되지 않았으니 일찌감치 자신들의 패를 꺼낼 필요는 없다. 26일 마지막 등판에서 3이닝만 던진 타이후안 워커와 류현진을 두고 신중히 저울질하는 모양새를 띄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에는 혼선을 줄 수 있다.

3전2승제 시리즈인 만큼 1차전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류현진이 1차전에 나서 호투할 경우 남은 경기의 계산이 편해진다. 2차전에서 마운드 총동원도 가능하다. 하지만 워커 또는 다른 투수가 1차전에 나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경우에도 2차전서 확실한 승리카드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 PS 8경기에서 3승2패, ERA 4.05를 기록했다.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월드시리즈에서 4.2이닝 4실점으로 부진해 ERA가 올라갔지만, 그 외 경기에선 자신의 몫을 충분히 했다.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KBO리그에서도 PS 8경기에서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34.1이닝을 책임지며 ERA 3.41로 제 역할을 다 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결승전(8.1이닝 2실점) 등 무게감이 가득한 경기가 익숙한 선수다.

토론토는 에이스를 믿는다. 4년만의 가을 잔치, 경쾌한 발걸음으로 베일 속을 즐기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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