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던 동산고 선후배의 맞대결이 드디어 성사되는 것일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최지만(29)의 탬파베이 레이스가 30일(한국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리는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시리즈(WC·3전2승제)에서 맞붙는다. 이 대결의 승자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4번 시드)-뉴욕 양키스(5번 시드)전 승자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승제)에서 맞붙는다.
32승28패로 시즌을 마친 토론토는 AL 동부지구 3위로 8번 시드를 받았다. 반면 탬파베이는 40승20패로 AL 15개 팀 중 최고 승률(0.667)을 기록했다. 1번 시드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29일 WC 선발로테이션을 공개할 예정인데, 류현진과 타이후안 워커의 등판이 확실시된다. 1차전과 2차전 중 언제 나서느냐가 관건이다. 자연스럽게 최지만과 맞대결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류현진과 최지만은 인천 동산고 선후배 사이다. 류현진은 2012시즌까지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8시즌을 뛴 뒤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최지만은 고교 졸업 직후 KBO리그 대신 미국무대를 택했다. 지금까지 정규시즌 맞대결은 없었다. 올 시즌 류현진이 탬파베이전 2경기에 등판했지만,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이 우타자 위주의 라인업을 꺼내들면서 둘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가을야구 무대에서 한국인 투타 맞대결 성사 여부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전망은 밝다. 류현진이 1·2차전 중 한 경기에 등판하는 것은 확실시된다. 관건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최지만의 몸 상태였는데,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속에 타격과 수비훈련을 소화했다. 충분히 쉬고 WC 무대에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이적 첫해부터 강력한 퍼포먼스를 뽐냈다. 12경기에 선발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69(67이닝 20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첫 2경기에서 잇달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는 등 1패, ERA 8.00으로 부진했으나 8월 이후 10경기에선 ERA 1.86(58이닝 12자책점)의 강력함을 과시하며 팀이 기대했던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탬파베이전 2경기에선 승패 없이 ERA 3.72를 기록했다. 올 시즌 첫 등판(7월 25일)에선 4.2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8월 23일 리턴매치에선 5이닝 동안 3안타 무4사구 6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8번 시드와 1번 시드의 격차는 있지만, 올 시즌 팀간 상대전적은 4승6패로 탬파베이의 근소한 우세다.
최지만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올 시즌 42경기에서 타율 0.230(122타수 28안타), 3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0.261, 19홈런, 63타점을 기록한 지난해에 비해선 아쉽다. 올 시즌 토론토전 10경기에선 타율 0.222(27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정규시즌의 아쉬움을 가을잔치에서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