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론토와 세인트루이스가 ‘2020시즌 메이저리그(ML)’ 와일드카드시리즈(WS)에서 탈락하며 이들의 올 시즌도 막을 내렸다. 류현진은 2013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7년간 정든 LA 다저스를 떠나 새 둥지로 이적한 첫해, 김광현은 ML 진출 첫해라는 부담을 이겨내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이 늦춰지고 팀당 60경기 체제로 축소된 변수마저 이겨냈다는 점은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류현진, 새 둥지서도 에이스 본능
류현진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토론토 이적을 결정했을 때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다. 토론토가 속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선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해 올해 지구 우승팀 탬파베이까지 버티고 있는 데다 ML을 대표하는 강타자들도 대거 포진하고 있어 다저스 시절과 견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류현진은 정규시즌 12경기에 등판해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69로 기대에 부응했다. 첫 2경기에서 ERA 8.00(9이닝 8자책점)의 부진을 겪었지만, 주무기인 포심패스트볼(포심)과 체인지업을 비롯해 컷패스트볼(커터), 투심패스트볼(투심), 커브 등의 다양한 구종을 십분 활용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구단이 4년 8000만 달러의 거액을 안기며 기대했던 부분을 100% 충족했다. 에이스의 역할은 물론 젊은 선수들의 성장까지 도모하며 팀을 포스트시즌(PS)에 진출시킨 공은 엄청나다. 탬파베이와 WS 2차전에서 1.2이닝 7실점(3자책점)을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신뢰는 굳건하다.김광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광현, 말 그대로 센세이션
김광현에 대해선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개막이 늦춰지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첫 번째다. 정규시즌 초반에는 마무리투수로 시즌을 출발했다가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했고, 막판에는 신장경색으로 잠시 로테이션을 벗어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경기(7선발)에서 3승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62의 호성적을 거두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김광현의 강점은 강력한 포심이다. 그러나 구위가 뛰어난 투수들이 즐비한 ML의 특성상 기존의 포심과 슬라이더를 뒷받침할 무기가 반드시 필요했고, 김광현은 커브와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여 약점을 보완했다. 이는 현지 언론에서 신인왕 후보로 꼽을 정도의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기대 이상의 활약이 팀의 PS 진출에 결정적으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