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크 애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USA투데이 등 미국 매체들은 23일(한국시간) 일제히 애런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애런은 1954년 밀워키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1976년까지 통산 3298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5(12364타수 3771안타), 755홈런, 2297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데뷔 2년째인 1955년부터 1975년까지 무려 21시즌 연속 올스타로 선정됐고, 4차례에 걸쳐 홈런과 타점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1957년에는 151경기에서 타율 0.322(6158타수 198안타), 44홈런, 132타점을 올리며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애런은 홈런을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23시즌 중 15차례나 30홈런을 넘겼고, 40홈런 이상의 시즌도 7차례다. 1971년에는 37세의 나이로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47개)을 터트렸다. 단순히 장타력만 뛰어났던 것이 아니었다. 주력도 떨어지지 않았다. 1960년부터 1968년까지 9시즌 연속 15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개인통산 최다홈런은 배리 본즈(762개)가 경신했지만, 최다타점과 루타(6856루타)는 여전히 애런의 몫이다.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을 갖춘 첫해(1982년) 97.83%의 지지를 얻어 단숨에 가입했고, 애틀랜타와 밀워키 브루어스는 그의 등번호 44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흑인 인권 증진 운동에도 앞장서며 야구 외적으로도 귀감이 됐다.
애런의 사망 소식에 메이저리그와 미국사회는 슬픔에 빠졌다. MLB닷컴은 메인 페이지에 “상징적인 슬러거 애런이 사망했다”며 그의 사진과 문구를 걸어놓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애런은 편견의 벽을 깨트리는 것이 하나의 국가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미국의 영웅”이라고 추모했다. 통산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 본즈 또한 자신의 SNS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애런은 우상이자 전설이고, 많은 이들은 진정한 영웅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선 최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들의 사망 소식이 이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9일에는 토미 라소다 전 LA 다저스 감독이 93세에 심장마비로 별세했고, 20일에는 통산 324승을 거둔 전설적 투수 돈 서튼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너클볼러로 유명세를 떨친 필 니크로가 향년 81세로 작고했다. 이들 3명 모두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