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남아공]숨막혔던 獨-아르헨 8강전 경기장 밖에선 “축구로 하나”

입력 2010-07-0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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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아르헨티나의 8강전이 열린 3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우승 후보로 꼽힌 양 팀의 대결답게 경기 장소인 그린포인트 경기장 주변은 킥오프 2시간 전부터 일찌감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케이프타운 시내에서 경기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수만 명의 축구팬으로 메워졌다. 경기장을 향하는 그들의 발길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 같았다. 보통 10분이면 갈 거리였지만 1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고도 느린 행렬에 그 누구도 불만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히려 도로 곳곳에서 응원이 펼쳐지자 걸음을 멈추고 즐겼다.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였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팬도 많았다. 엘살바도르 브라질 스위스 일본 남아공 중국 등 전 세계에서 모인 응원단이 행렬에 동참했다. 경기장에서는 양편으로 갈려 응원하는 팬들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축구라는 이름의 축제를 즐기며 하나가 됐다. 많은 유명 인사도 여기에 동참했다. 할리우드 빅스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남아공 출신 연기자인 샬리즈 시어런, 그룹 롤링스톤스의 리드싱어 믹 재거,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남아공 제이컵 주마 대통령 등도 경기장을 직접 찾아 축구 축제에 가세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승패와 상관없이 아르헨티나와 독일 축구팬도 축제에 어울렸다. 경기장 안에서는 으르렁거리던 양팀 응원단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구별이 없었다. 아르헨티나 응원단은 8강전 패배의 아쉬움을 떠안았지만 경기장 밖에서 다른 나라의 팬들과 함께 ‘마지막 응원전’을 펼치며 시내를 헤집고 다녔다. 독일 응원단도 경기장 근처 술집을 찾아 상대편 응원단과 맥주잔을 부딪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하루 케이프타운은 단순히 월드컵 개최 도시가 아닌 세계인의 축제 한마당이었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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