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유로2024] 죽지 않은 노병들…벨기에 ‘황금세대’에 우승을 허락해다오

입력 2024-06-23 08: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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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주장 케빈 데브라위너가 23일(한국시간) 쾰른 슈타디온에서 열린 루마니아와 유로2024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2-0 승리로 마친 뒤 MVP 자격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쾰른(독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벨기에 주장 케빈 데브라위너가 23일(한국시간) 쾰른 슈타디온에서 열린 루마니아와 유로2024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2-0 승리로 마친 뒤 MVP 자격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쾰른(독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노병들의 마지막 도전은 계속된다. 벨기에 ‘황금세대’의 우승 희망은 꺾이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벨기에가 23일(한국시간) 독일 쾰른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2-0으로 꺾었다. 유리 텔레만스(전반 2분)와 주장 케빈 데브라위너(후반 35분)가 연속골을 뽑았다.

1차전에서 슬로바키아에 0-1로 패했던 벨기에는 루마니아를 잡고 16강 가능성을 살렸다. 전날(22일) 우크라이나가 슬로바키아를 2-1로 꺾는 등 E조 4개국 모두가 1승1패(승점 3)를 기록한 가운데 벨기에가 2위(2득점·1실점)에 올랐다. 선두는 루마니아(3득점·2실점)다.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4-2-3-1 전형으로 나섰던 벨기에는 루마니아를 맞아서는 3-4-3 포메이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로멜루 루카쿠가 공격 선봉에 섰고, 데브라위너가 윙포워드로 이동해 도디 루케바키오와 측면 공략을 맡았다. 앞서 2선을 책임졌던 제레미 도쿠는 오른쪽 날개로 빠졌다.

전술 변화가 맞아떨어졌다. 첫 공격부터 결실을 이뤘다. 루카쿠가 내준 볼을 아크 오른쪽 지역에서 텔레만스가 환상적으로 마무리했다.

불운도 따랐다. 후반 18분 루카쿠의 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루카쿠는 첫 경기에서도 2골을 VAR로 놓쳤다.

그래도 멈추지 않은 벨기에는 후반 막판 데브라위너의 쐐기골로 값진 승점 3을 쟁취했다.

유로2024는 벨기에 ‘황금세대’가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챙길 마지막 기회다. 2006년과 2010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연속 실패한 벨기에는 미래를 향한 프로젝트에 돌입해 에당 아자르, 크리스티앙 벤테케, 데브라위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마루앙 펠라이니, 빈센트 콤파니, 티보 쿠르투아 등을 배출했다.

벨기에 선수들이 23일(한국시간) 쾰른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2024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2-0으로 꺾은 뒤 자국 팬들과 함께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쾰른(독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벨기에 선수들이 23일(한국시간) 쾰른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2024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루마니아를 2-0으로 꺾은 뒤 자국 팬들과 함께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쾰른(독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전 포지션에서 강력한 전력을 갖춘 벨기에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고, 2014브라질월드컵 8강에 이어 2015년 10월 처음 FIFA 랭킹 1위에 올랐다. 월드컵, 유로 등 메이저대회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화려한 선수 면면에 비해 ‘팀 벨기에’는 부족했다. 세계 1위 자격으로 출전한 유로2016부터 8강에 그쳤다. 2018러시아월드컵 4강으로 자존심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그 뒤로도 계속 좌절했다. 유로2020 때는 8강에서 멈췄고, 2022카타르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도메니코 테데스코 감독(이탈리아)이 지난해 2월 지휘봉을 잡은 뒤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평균 연령을 27세까지 낮췄다. 물론 경험과 관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데브라위너, 루카쿠, 비첼, 베르통언, 토마스 뫼니에 등이 현재 ‘인생무대’를 치르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7번째 유로무대를 밟은 벨기에의 역대 최고성적은 1980년 준우승이다.

슬로바키아전을 마친 뒤 일부 취재진의 영어 질문을 기피하며 불편한 기색을 그대로 드러낸 데브라위너는 이날 경기 후에도 프랑스어를 고수하긴 했으나, 간간이 웃음까지 지어보이며 “이겨야만 했던 경기에서 결과를 냈다”고 기뻐했다.




쾰른(독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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