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연장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현지 팬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에이스다. 2015~2016시즌 레버쿠젠(독일)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그는 2021~2022시즌 리그 23골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의 EPL 득점왕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이 같은 위상을 지닌 아시아 선수는 전무하다.
토트넘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2023~2024시즌에는 리그에서 17골·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8시즌 연속 단일 시즌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나란히 10골 이상을 넣은 손흥민은 오랜 기간 토트넘 공격의 핵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현재 계약상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시간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까지 토트넘과 계약돼 있는데, 영국 풋볼인사이더와 글로벌 매체 디애슬레틱 등은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1년 계약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1년 7월 재계약에 따른 옵션을 구단이 발동할 계획인데, 이를 두고 토트넘의 상징적 선수인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토트넘은 선수 커리어의 황혼을 향해 달려가는 손흥민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언제든 기량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기에 그에게 장기계약을 제안하지 않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토트넘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에 둘러싸인 손흥민을 매각할 ‘시간을 버는’ 선택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여름이적시장 팀의 핵심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떠나보낼 때와 비슷한 흐름이다. 또 1년 계약연장을 하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 6월에 그를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에 토트넘은 옵션을 발동하고자 한다.
그러나 토트넘의 소극적 자세에 현지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토트넘 팬사이트 스퍼스웹은 “지난해 케인이 떠나고 난 뒤에도 손흥민은 꾸준히 구단에 충성심을 보였다”며 “구단은 손흥민의 노쇠화를 걱정하지만, 출중한 실력과 훌륭한 태도를 가졌기 때문에 구단에 계속 남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향한 확실한 ‘입장정리’가 필요할 때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