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6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2일(이하 한국시각)부터 5일 새벽에 걸쳐 진행된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전에서 러시아와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 아쉽게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러시아전에서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 3세트도 22-18까지 앞섰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세트를 내줬다. 이후 4, 5세트도 모두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제 한국은 18일부터 2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019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대륙간 예선전을 통해 올림픽에 진출한 중국과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8팀에 2020년 1월에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 출전한 자격을 부여한다.
늦은 밤 귀국한 라바리니 감독은 “우선 경기에서 진 게 아쉽다. 이기고 있는 경기였는데 결과가 아쉽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같이 훈련한 2명의 세터가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새로운 세터들에게는 전술적인 부분을 전달하기보다는 자신감 있고, 정확하게, 자기가 가진 부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바뀐 세터들이 최선을 다해줘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세터가 어려운 상황에서 도와줘 감사하다. 어려운 선택을 해줬다. 연습도 잘 안 된 상황에서 대표팀을 도와주기 위해 왔다. 용감한 선택에 감사하다. 이제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다. 일단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다. 이틀 정도 휴식하고 다시 훈련에 돌입한다. 크게 바꿀 부분은 없다. 기본적으로 세터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전술 훈련을 할 구상이다”이라 덧붙였다.
그는 라이트 포지션에 대한 고민과 김연경을 라이트로 기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본인이 가장 잘하는 자리에서 최대한 실력을 발휘해주는 게 선수들이 할 몫이다. 김연경은 그 자리에서 제일 잘하기 때문에 변경은 없을 것이다. 만약 다른 것이 변한다면 전술적인 부분이다. 아시아 팀을 만나기 때문에 유럽팀을 대비하는 것과 전술적으로 다를 것”이라 설명했다.
주장 김연경은 “강팀 러시아와 대등한 경기를 했고 거의 이길 수 있었는데 져서 많이 아쉽다”라며 “내 역할을 조금 더 했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대륙간 예선전 소감을 남겼다.
그는 “몸 상태를 떠나서 준비할 때부터 다른 각오로 준비도 열심히 했고 몸 상태도 좋아서 120%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자고 생각하고 경기했는데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렸다. 3세트에 흔들린 건 우리가 조금 일찍 이겼다는 생각을 미리 하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우리가 많이 부족하구나 싶다. 다음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과 함께하면서 좋아진 점으로는 “워낙 체계적으로 준비를 잘해주셔서 우리가 그것만 따라 해서 여기까지 왔다.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분에게 희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희망도 희망이지만 결과로서 보여드려야 하는 것이 있어서 앞으로는 결과적인 면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감독님 체제로 조금 더 준비해서 하면 더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김연경은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컸던 것도 사실인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좋은 경기를 펼친 것 같다. 대등한 경기를 한 것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사실 체력적인 부분도 힘든 상태고 전술적인 부분도 힘든 상태다. 처음으로 한국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가 개최되기에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잊을 건 잊고 새로운 대회에 임하는 각오 또한 좋은 결과로 보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 훌훌 털어버리고 아시아선수권 준비해서 좋은 결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여자 대표팀은 약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아시아선수권을 위한 훈련에 돌입한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