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양효진. 스포츠동아DB
그러나 2020~2021시즌 들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물론 양효진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대로다.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17.2%의 공격점유율을 기록 중이고, 성공률도 44.9%다. 경기당 12.8점씩 올려주고 있다. 속공(2위·47.62%)과 시간차(3위·성공률 60%) 부문 톱3에 이름을 올리는 등 여전히 건재하다.
문제는 블로킹이다. 양효진의 올 시즌 이 부문 순위는 10위(세트당 0.488개)다. 이마저도 8일 김천 도로공사전에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5개의 블로킹을 성공하며 끌어올린 순위다. 이 부문 선두 한송이(KGC인삼공사·세트당 0.780개)와 격차도 작지 않다. 주요 득점 루트였던 양효진의 블로킹이 나오지 않다 보니 현대건설은 팀 블로킹 부문 5위(세트당 2.024개)로 고전하고 있다. 팀도 최하위(3승8패·승점 9)에 머물고 있어 양효진의 블로킹 감소가 더욱 부각된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답을 내리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높이와 기술을 장착하면 블로킹의 강점 하나만으로도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만큼 양효진의 블로킹 감소를 기량저하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올 시즌 이 부문 3위(세트당 0.682개)를 기록 중인 김세영(39·흥국생명)이 좋은 예다.
블로킹은 팀의 높이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현대건설은 2019~2020시즌이 끝나고 세터 이다영(흥국생명)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180㎝의 장신 세터 이다영은 블로킹에도 능했지만, 지금의 이나연(173㎝)과 김다인(171㎝)은 그와 비교해 높이가 낮은 편이다. 함께 블로킹에 가담하는 선수들의 높이까지 커버하기 위해 양효진의 손 모양이 바뀌는 등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 상대 공격수들이 양효진을 피해 공격을 시도하면서 블로킹 기회 자체가 감소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대건설이 올 시즌 ‘3인 블로킹’을 15차례 시도해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것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높이는 기술과 훈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요소다.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는 의미다. 과연 양효진과 현대건설은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