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하, 결국 학폭 인정… 전격 은퇴 [전문]

입력 2021-02-23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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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하. 스포츠동아DB

박상하. 스포츠동아DB

과거 학교폭력 가해 의혹이 불거진 뒤 이를 부인했던 삼성화재 센터 박상하(35)가 결국 의혹 중 일부를 인정하며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의혹 내용 일부에 대해선 부인하며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상하의 소속팀 삼성화재는 22일 구단 입장문을 통해 “최근 당 구단 소속 박상하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그리고 모든 배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박상하 선수는 학창 시절 두 차례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오늘 구단 측에 은퇴 의사를 밝혀와 구단은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전했다.

박상하의 과거 학교폭력 가해 의혹은 19일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박상하 삼성화재 선수 이야기 입니다’라는 게시물로부터 시작됐다. 글쓴이는 “1999년 ○○중학교 입학해서 1학년년 5반이었고 박상하는 3반이었다. 제가 ○○중학교에 입학했는데 입학식 다음날 부터 지옥이 시작됐다”라고 밝히며 고교시절 박상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냥 시골에서 왔단 이유로 박상하 등의 주도하에 저를 왕따시키고 삥뜯고 폭행을 가했다며 나중에는 같이 어울려 다니는 일진 패거리들 까지 와서 괴롭히고 해서 참다 못해 그만하면 안될까 라고 하니까 폭행 수위랑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또 “한 아파트로 데려가 현관문 들어가자마자 교복 벗기고 돌아가면서 집단 폭행을 당했다. 정신없이 맞는데 운동 끝나고 박상하도 와서 가세해 사정없이 때려서 기절했다. 오후 4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맞았다”고 당시 상황도 전했다.

“아직도 트라우마 때문에 괴롭다”는 글쓴이는 “요즘 학폭 제보 물타기 한다고 생각 하실 수 있는데 전혀 그런거 아니다”라며 “그들로부터 사과받고 싶지도 않다. 그냥 이렇게 라도 글을 써서 마음속 응어리를 덜어내면 그 뿐이라 생각해서 쓴 것”고 글을 마무리 했다.

이에 삼성화재 구단은 “박상하가 면담에서 학교폭력에 가담한 적이 없다. 사실관계 확인을 좀 더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박상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3일 후 박상하는 의혹 일부를 인정하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박상하는 “본의 아니게 구단과 동료, 배구 팬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드리고 심려를 끼쳤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중학교 시절 친구를 때린 사실이 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숙소에서 후배를 때린 사실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운동선수 이전에 한 명의 성인으로서 최근 불거지는 스포츠 학교폭력 논란을 지켜보며 계속해서 마음이 무거웠다. 중·고교 시절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이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구단은 “이 시간 이후 현 선수단 뿐 아니라 향후 선수 선발 단계에서부터 학교 폭력 및 불법 행위 이력에 대해 더욱 더 면밀히 조사하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신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배구연맹과 공동으로 대응하여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라며 향후 재발 방지책을 약속했다.

지난 2008~2009시즌 드림식스(현 우리카드)에 입단한 박상하는 2016~2017시즌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하기도 했고 이번 시즌 팀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 학교폭력으로 결국 유니폼을 벗게 됐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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