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V리그 남자배구의 시간표가 많이 달라졌다.
2번의 시즌중단 탓에 정규리그 종료는 4월 2일, 챔피언결정전도 17일에 끝난다. 이 바람에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도 뒤로 미뤄졌다. 당초 4월 2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5월 4일로 변경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미 각 구단에 통고했고 홈페이지에도 변경사실을 알렸다. 여자부는 변동 없이 4월 28일에 열린다.
다음 시즌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늦춰지면서 손해를 보는 것도 있다. 이적 시장은 리그의 규모와 선수의 등급에 따라 시간표가 다르다. 슈퍼스타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시즌의 행선지가 정해진다. 그 뒤를 이어 빅 마켓의 팀과 유럽 리그에서 수준급 선수를 데려가고 이 때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은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트라이아웃이 늦춰질수록 해외무대에서 유명한 선수가 V리그에 올 기회는 줄어든다.
지난해에는 유럽의 많은 배구리그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축소되거나 자금난 탓에 선수들이 연봉이 크게 떨어졌지만 차츰 정상화 되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5월 트라이아웃 때 남는 선수들은 이미 V리그를 경험했거나 다른 리그와 팀에서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선수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에이전트들은 일찍 트라이아웃을 하거나 자유계약으로 돌리는 것이 투자 대비 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KOVO와 구단은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다. 시즌이 늦게 끝나면서 각 구단이 결정해야할 것들도 미뤄졌다. 새로운 감독 선정과 자유계약(FA)선수 영입, 기존 선수단 정리, 외국인선수 선발 등을 시즌이 끝나자마자 해야 한다. 하나같이 중요한 사안이기에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V리그의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은 시즌 일정과 같이 움직인다.
한편 다음 시즌 V리그를 도전하는 외국인선수 가운데 익숙한 이름이 2명 등장했다. 삼성화재에서 3시즌 연속 시즌 MVP를 차지했던 레오 레이바가 트라이아웃에 참가한다. 터키와 중국을 거쳐 현재 아랍 에미레이트 알자지라 스포츠클럽 소속인 레오는 지난해에도 V리그 컴백을 노크했지만 신청마감을 넘겨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는 서둘러서 트라이아웃 참가의사를 밝혔다. 전성기 시절에 보여줬던 기량이 워낙 압도적이었기에 이름은 매력적이지만 2014~2015시즌을 끝으로 V리그를 떠난 지 6년이나 지났고 1990년 생으로 이제 31세다. 실패 가능성도 높아 레프트가 필요한 몇몇 구단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LIG손해보험에서 2013~2014, 2014~2015시즌에 활약했던 토마스 에드가도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일본 V리그 JT 썬더스 소속이다. 높은 신장의 장점과 파괴력은 검증받았지만 역시 나이와 체력이 걸림돌이다. 1989년생으로 올해 32세다. 이적시장의 소문에 따르면 JT는 KB손해보험에서 활약하는 케이타에 관심이 있다. 물론 KB손해보험도 이 사실을 잘 안다. 만일 JT가 케이타를 영입하면 에드가는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