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재복이 고비에 처할 때마다 팀을 구하고 있다. 29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 정재복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LG 3연패 뒤 V…5할 승률 수성
상위권 재도약 희망찬 와인드 업
시즌 처음으로 팀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기, LG 승리의 주춧돌을 놓은 주인공은 투수 정재복(31)이었다.
정재복은 29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7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2승(1패)에 성공하며 5할 승률 유지의 ‘8번째 고비’를 맞은 팀에 값진 1승을 선사했다. LG는 21승20패, 승패차 +1을 기록하며 또 한번 상위권 도약의 달콤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아픔을 겪다!
한때 그는 LG 마운드의 ‘마당쇠’였다. 때론 선발로, 때론 불펜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그러다 2010년 시즌 중반 갑자기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다. 수술 여부를 놓고 3개월여의 진통을 겪은 끝에 그해 11월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이후 짧지 않은 재활의 시간을 거쳤다. 지난해 후반 2군에서 볼을 다시 잡았지만 자신의 폼을 잃어버린 그는 옛 구위를 되찾지 못했다. 희망의 빛을 본 때는 지난해 11월 진주 마무리캠프. 팔로 던지는 상체 위주의 피칭에서 벗어나 안정된 하체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 투구폼을 새로 익히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도 ‘미친 듯이’ 땀방울을 흘렸다.
○6.2이닝 노히트노런, 살아있음을 보여주다!
2006년 이후 6년만의 풀타임 선발투수라는 새로운 꿈을 꿨지만 그는 아쉽게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4월 15일 1군 엔트리에 들어 2게임에 선발 등판한 뒤 다시 2군행을 지시받았고, 이달 11일 재호출됐다. 자신의 건재를 보여준 것은 17일 문학 SK전에서였다. ‘6.2이닝 노히트노런’으로 그토록 꿈꾸던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SK전 승리의 기쁨은 바로 다음 등판이었던 23일 잠실 넥센전에서 3.2이닝 4실점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잡았고, 이는 29일 롯데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났을 때, 정재복은 이렇게 말했다. “선발투수라면 15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멀게만 느껴지지만, 늦어도 황소걸음처럼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고 있는 정재복이다.
LG 정재복=일단 팀 연패를 끊어 기쁘다. 평소보다 빠른 템포로 승부를 한 게 주효한 것 같다. 타자들을 맞혀서 잡으려고 한 것도 잘 맞아 떨어졌다.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사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