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골퍼' 최나연(25·SK텔레콤)이 트리플 보기마저 극복하는 투혼을 보이며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개인 통산 6승이자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다.
최나연은 9일(한국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블랙울프런골프클럽 챔피언십코스에서 열린 LPGA US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58만5000달러(약 6억6500만원).
최나연은 2위 양희영(23·KB금융그룹)에 무려 6타 차로 앞선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해 무난한 우승이 점쳐졌다.
하지만 10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이번 대회 최대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해저드에 떨어졌지만 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 결국 최나연은 1벌타를 받고 다시 티샷을 시도했다. 한번 흔들린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고, 최나연은 쓰리 퍼트를 범하는 등 무려 7타 만에 홀아웃했다. 이로써 양희영과의 격차는 단 2타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나연은 이어진 11번홀에서 버디, 12번홀에서 파를 따내며 평정심을 찾았다. 이어 15번-16번 홀에서도 버디를 기록, 잃은 타수를 만회하며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최나연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1998년 박세리 선수의 첫 우승을 보며 골프를 공부하게 됐다. 박세리 선수에게 감사를 드린다. 박세리는 한국 골프의 진정한 전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나연의 우승이 확정되자 한국선수들이 모여들어 최나연을 축하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한국은 최나연-양희영 외에도 이일희(24)가 공동 4위(2오버파 290타), 박세리(35·KDB산은금융그룹), 박인비(24)가 나란히 공동 9위(4오버파 292타)를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 유소연은 공동 14위(5오버파 293타), 지난해 준우승자인 서희경은 공동 18위(6오버파 294타)를 기록했다.
최나연의 US여자오픈 우승은 박세리(1998년),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6번째. 한국은 지난해 유소연(21·한화)-서희경(26·하이트)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2위를 독식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US여자오픈에서 미국(50승)의 뒤를 이어 최다승 2위(6승)가 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세계랭킹 1위 청야니(23·대만)는 14오버파 302타의 극도의 부진 으로 공동 50위에 올랐다.
사진제공|KLPGA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