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전체를 위한 의도적인 ‘오버’였다. LG 주장 이병규(왼쪽)가 19일 잠실 KIA전에서 한국 무대 데뷔전 승리를 챙긴
류제국에게 물을 쏟아 부으며 축하하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류제국에 생수붓기 등 의식적 세리머니
LG 주장 이병규(39)는 세리머니를 잘 하지 않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러나 19일 잠실 KIA전에선 여러 차례 세리머니를 연출했다. 5회말 무사 1·2루서 3루쪽으로 기습번트를 시도한 뒤 1루서 세이프되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위아래로 흔들어 기쁨을 표현했다. 7-4로 앞선 9회초 아웃카운트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경기 후에는 수훈선수 TV 인터뷰를 하고 있던 후배 류제국의 머리 위로 생수통에 담긴 물을 붓기도 했다. 한 시즌에 한두 번 나올까 말까한 장면을 한 경기에서 쏟아냈다.
이병규는 20일 “오버가 필요했다”는 말로 전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5회말 번트안타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경기를 하면서 세리머니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좋은 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서 계속하게 됐다”고 밝혔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세리머니를 의식적으로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LG는 5월 들어 성적이 좋지 않은 데다, 4일 휴식일을 보낸 직후에도 홈에서 KIA에 먼저 2패를 당해 분위기가 착 가라앉았다. 주장이자 고참인 이병규가 먼저 나서서 덕아웃 분위기를 바꿔놓기 위해 애쓴 것이다. 그 덕인지 LG는 KIA를 꺾고 4연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었다. 이병규는 “어제(19일) 승리를 계기로 팀 분위기도 바뀌었고, 반전의 계기도 만들어 기분 좋다”며 “21일부터 벌어지는 삼성과의 3연전이 중요하다. 특히 첫 경기에서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할 생각이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