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에 시달렸던 장하나가 26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제공|KLPGA
‘루키’ 전인지와 접전 9번홀까지 뒤져
12번홀 이글 추격후 연속버디로 역전
‘준우승 징크스’깨고 7개월만에 통산2승
상금·대상포인트·평균타수도 1위 등극
장하나(22·KT)가 3전4기 끝에 기다리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 번의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나 마침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장하나는 26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장(파72·6469야드)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나흘째 결승전에서 ‘루키’ 전인지(19·하이트진로)를 상대로 접전 끝에 2홀 차(2UP) 승리를 따냈다. 2012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장하나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여자골프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 선수 못지않은 장타를 날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 최연소 컷 통과에 성공하는 등 프로들을 위협했다.
그러나 프로 데뷔 이후 시들했다. 2011년 데뷔해 우승 없이 보냈고, 작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어렵게 첫 승에 성공했다.
투어 3년 차에 접어든 장하나는 시즌 초 절정의 샷 감각을 뿜어냈다. 매 대회 꾸준한 성적을 거두며 여러 차례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우승은 쉽지 않았다. 6개 대회에서 3번이나 준우승에 머무는 불운에 시달렸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모든 걸 털어냈다. 또한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도 1위를 휩쓸며 ‘장하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추가한 장하나는 시즌 총상금 2억9282만원으로 2위 김효주(1억8392만원)에 1억 원 이상 앞섰다. 대상포인트(149점)와 평균타수(71.05타)에서도 김효주를 제치고 1위를 지켰다.
장하나의 상승세와 배짱이 우승으로 이끌었다. 1대1로 승부를 가리는 매치플레이의 특성상 실력과 함께 두둑한 배짱이 필요하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장하나에겐 해볼만한 경기였다.
첫날부터 기세가 좋았다. 64강전에서 최혜정을 2UP으로 눌렀고, 32강과 16강, 8강전에선 배경은, 김수연, 김효주를 차례로 꺾었다. 4강에선 동갑내기이자 친구인 이정민을 3&2로 따돌렸다.
강력한 우승후보들을 모조리 꺾고 결승까지 진출한 장하나는 결승에서 복병을 만났다. 올 시즌 처음 정규투어로 올라온 루키 전인지였다. 9번홀까지 2홀 차로 뒤졌다. 준우승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끌려가던 장하나는 12번홀(파5)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글을 잡아내며 1홀 차로 추격했다. 이어 13번과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1홀 차로 경기를 뒤집었다.
장하나의 추격에 앞서가던 전인지는 흔들렸다.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균형을 맞췄지만 16번과 18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는 바람에 승리를 내줬다.
한편 3,4위전에서는 이승현(22·우리투자증권)이 이정민(22·KT)을 2&1으로 꺾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