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7일 한화전을 앞둔 문학구장. SK 이만수 감독은 부진한 김상현의 얘기가 나오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상현은 지난달 6일 송은범, 신승현(KIA)과 맞트레이드 돼 진해수와 함께 SK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다음날 문학 두산전에 곧바로 선발 출장,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SK로 이적한 뒤 6일까지 22경기에 나서 타율 0.277에 1홈런 10타점에 그쳤다. 6월 들어서는 1할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6일 마산 NC전에 이어 7일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4번 타자 팀 중심을 잡아 줘야할 선수가 기대 이하 모습을 보이자 SK 코칭스태프의 고민도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김상현이 부진하자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선발, 중간계투를 막론하고 전천후로 활용이 가능한 송은범을 내주고 데려온 선수라 더욱 그렇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트레이드 후 팀 투타밸런스가 깨지면서 순위가 하락하자 화살이 모두 김상현으로 향하고 있다. SK 뿐만 아니다. 선두를 달리던 KIA마저 하위권으로 추락하자 ‘트레이드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스트레스 많은 김상현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이 감독은 결국 김상현을 감독실로 불렀다. 그리고 한참 얘기를 주고받았다. “(김)상현아, 잘 하려는 부담을 버려라. 타격은 타이밍이니까 벤치에서 상대투수의 투구에 맞춰 어떻게 스윙할지를 고민해라. 타석에서가 아니라 벤치에서부터 싸움의 시작이다.”
이 감독은 “상현이가 너무 착해서 그런다. 트레이드된 후 팀이 안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부담을 느끼고 더 잘 하려고 하다가 가진 재능도 발휘하지 못 하고 있다. 실제 상현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른다.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가도 1회부터 9회까지 덕아웃에서 서서 내내 스윙을 하고 있다.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뿐만 아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압박감 등 고민이 얼마나 많겠나. 상현이가 조금만 더 편해진다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SK 입장에서도 김상현이 살아나면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의 반격카드가 될 수 있다. 일단 한화 김태균처럼 홀로 팀의 타선을 이끌고 있는 최정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리고 타선이 터져주면 선발, 중간계투를 막론하고 불안한 투수들도 한층 편안한 상태에서 투구할 수 있다. 이 감독이 김상현의 부활을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