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자정(한국시간) 벌어진 FIFA U-20 월드컵대회 8강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권창훈(오른쪽)이 헤딩슛을 날리고 있다.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하며 4강의 꿈을 접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프로들 공백속 대학선수 주축 담금질
21명 고른 전력 끈끈한 팀 컬러 완성
류승우·심상민·이창민 등 보석 발굴
이광종(49)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이라크에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그러나 어린 태극전사들은 놀라운 투혼과 집중력을 보이며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감독도 찬사를 받고 있다. 유효적절한 용병술은 물론 뛰어난 전술로 스타 없는 U-20 대표팀을 진정한 ‘팀(team)’으로 만들어냈다는 평가다.
● 21명이 모두 주전
이 감독은 올해 초 제주 전지훈련에 앞서 프로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작년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우승의 주역 문창진, 이광훈(이상 포항), 이창근(부산), 김현(성남) 등이 모두 빠졌다. U-20 터키월드컵을 앞두고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감독으로서 어려운 선택이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인 듯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초연했다. 그는 “지도자가 성적에 욕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프로 선수들을 보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대학 선수들로 훈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2년 전 열린 U-20 콜롬비아 대회 학습효과가 컸다. 백성동, 장현수(당시 연세대), 김경중(당시 고려대) 등을 조련하며 16강 진출의 값진 성과를 만들었다. 이 감독은 항상 팀을 먼저 생각했다. 철학은 확고했다. 선수들을 똘똘 뭉쳐 멋진 팀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비중 있는 선수의 역할이 덜 했다. 스타의 부재. 그러나 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끈끈한 팀 컬러로 상대를 제압했다. 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승부를 펼쳤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은 굵직한 선수가 없어도 21명이 고르다는 것이다.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는 자산이다”고 밝혔다. 서툰 표현이었지만 자신감은 확고했다. 프로에서 활약하고 있는 권창훈(수원), 이광훈 등이 후보로 나섰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두터운 스쿼드를 갖게 됐다. 이들은 이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며 이라크전에서 1골씩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조직적인 팀 안에서 스타들도 발굴됐다. 류승우, 심상민, 이창민(이상 중앙대), 강상우(경희대) 등이 이름을 드높였다.

터키에서 벌어진 FIFA U-20 월드컵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위대한 팀워크의 축구를 보여준 이광종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 감독은 10년의 짧지 않은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큰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 외길 인생을 걸었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시스템 출범과 함께 1기 전임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도자 자격증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P코스를 2007년 획득했다. 새 전술을 익히고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공간과 압박,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고 있다. 2009년 U-17 나이지리아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U-20 대표팀을 맡아 2011년 16강, 그리고 올해 8강의 업적을 남겼다. 유망주 발굴에 자신의 삶을 맡겼다. 마침내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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