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왼쪽)가 14일 피지 나탄돌라베이 골프장에서 열린 피지인터내셔널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난디(피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김태훈·박효원 등도 교민 응원에 맹활약
“한국선수 파이팅!”
피지에서도 한국남자프로골퍼들의 인기는 상당했다. 17일 피지 나탄돌라베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원아시아투어 겸 호주 PGA 투어 피지인터내셔널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 나선 한국선수들은 뜻밖의 인기에 어리둥절했다. 이른 아침부터 골프장에 갤러리가 몰려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띤 것은 한국선수를 응원하러 온 현지교민들이었다.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현진섭 씨는 “피지에서 10년 동안 살았지만 한국골프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건 처음이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직접 응원을 왔다. 한국선수들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교민들의 응원은 한국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8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5명이 컷을 통과했고, 허인회(27·JDX스포츠) 김태훈(29) 박효원(27·박승철헤어)은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허인회는 피지 출신 비제이 싱의 인기가 부럽지 않았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자 교민들의 응원은 더욱 커졌다. “허인회 파이팅!”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경기 뒤에는 사인공세와 기념촬영에 정신이 없었다. 한 어린이 팬은 일기장을 들고 와 사인을 받았고, 심지어 4일 동안 허인회의 캐디를 맡았던 현지인은 허인회가 쓰고 있던 모자와 골프공을 선물로 받아가며 기뻐했다. 허인회는 “먼 곳에서도 나를 알아봐주는 팬들이 있다니 기분이 남다르다. 오늘 교민들의 응원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허인회는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로 5위에 올랐다.
김태훈과 박효원도 뜻밖의 응원에 깜짝 놀랐다. 특히 박효원은 이날 4언더파 68타를 몰아친 덕분에 공동 33위에서 공동 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김태훈과 박효원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교민들의 응원까지 받게 됐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오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호주의 스티브 제프레스는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쳐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8만달러(약 18억5000만원). 비제이 싱은 합계 2오버파 290타,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난디(피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