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농구 한국과 이란의 결승전에서 한국이 79-77로 승리하며 12년만에 금메달을 차지한 뒤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이란의 반격에 흔들린 태극전사들
문태종 타임으로 페이스를 찾은 3쿼터
승리의 밑거름이 된 센터 김종규의 투혼
한국 남자농구가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찾아왔다. 한국 남자대표팀는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이란을 79-77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되찾은 금메달이었다. 한국 남녀농구가 동시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승전 상대인 이란은 이번 대회에서도 최상의 멤버를 꾸려 사실상 우승이 유력했다. 결승을 앞두고 한국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홈팬의 열성적인 응원에 힘입은 태극전사들은 투혼을 발휘해 값진 결과물을 얻었다.
● 좋은 출발을 보인 1쿼터
한국 선수들은 1쿼터 시작부터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강력한 맨투맨 수비로 상대 공격을 봉쇄하면서 연속 9점을 얻었다. 김종규(LG)의 중거리슛으로 첫 번째 득점을 올린 한국은 조성민(kt)이 첫 3점슛을 터트렸다. 이어 김주성(동부)과 박찬희(KGC)가 연속 2점을 올려 경기 시작 3분 만에 9-0까지 달아났다. 이후 이란의 반격이 시작됐지만 대표팀은 1쿼터 막판 조성민이 재차 3점포를 가동해 25-16으로 9점을 앞선 채 마칠 수 있었다.
● 본격적인 이란 반격의 2쿼터
이란 선수들은 2쿼터 들어 달라졌다. 1쿼터에만 12점을 몰아넣은 니카 바라미를 앞세워 맹추격했다. 한국은 2쿼터 5분이 흘러가도록 2점을 넣는데 그친 반면 이란은 14점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분위기가 이란으로 완벽하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조성민이 다소 무리하게 골밑으로 파고들어 레이업슛을 시도해 성공시켰고,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한국은 재정비가 가능했다. 이후 페이스를 찾은 한국은 2쿼터를 42-36으로 마칠 수 있었다.
● 문태종 타임이 된 3쿼터
한국과 이란은 3쿼터 초반 시소게임을 펼쳤다. 한국이 도망가면 이란이 추격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3쿼터 중반 한국이 51-50까지 쫓기자 문태종(LG) 타임이 시작됐다. 문태종은 왼쪽 45도에서 첫 번째 3점포를 림에 꽂았다. 이란이 3점을 따라잡자 문태종은 다시 개인능력으로 3점슛을 뽑아내며 한국의 리드를 지켰다. 문태종은 이후에도 자유투 1점을 보태는 등 한국이 대등하게 점수차를 유지하는데 앞장섰다. 하지만 이란에 역전을 허용하며 한국은 58-61로 3쿼터를 마쳤다.
● 경기를 마무리한 김종규
경기 내내 부진했던 이란 하메드 하다디의 높이가 4쿼터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두 팀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한국은 68-72로 4점 뒤진 경기 종료 4분 여전 중요한 결정을 했다. 조성민, 문태종 2명의 슈터를 더 기용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러면서 센터는 김종규 한 명만 남겼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김종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김종규는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한국이 73-75로 2점 뒤진 상황에서 귀중한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다. 이어 경기 종료 30여초를 남기고는 공격에서 골밑 득점에 이른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76-75 역전을 이끌어냈다. 한국이 79-77로 2점 앞선 상황에서 이란의 마지막 공격이 펼쳐졌다. 김종규는 공격리바운드 후 골밑 슛을 시도한 하다디를 끝까지 괴롭혀 실수를 이끌어냈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렸다.
인천|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