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연장이냐, 제2의 인생이냐…방출 선수들의 딜레마

입력 2014-11-2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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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용훈. 스포츠동아DB

이적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은 극히 한정적
롯데 이용훈, NC 허준·정성기 코치 변신
삼성 강명구는 전력분석요원으로 새 출발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2015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구단 별로 63명을 넘지 않는 게 원칙. 각 구단은 이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에 대해 내년 시즌에도 우선적이고 배타적인 계약 교섭권리을 갖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이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은 보류선수 명단이 공시되는 30일 이후 무조건 계약이 해지된다. 그 어떤 구단으로도 옮길 수 있으니 좋게 말하면 ‘자유의 몸.’ 그러나 실상은 더 이상 우리 팀에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의 ‘방출’이다.

이 때문에 구단들은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하기 한참 전에 방출 대상자들에게 미리 통보한다. 다른 소속팀을 찾을 수 있는 길을 하루라도 빨리 열어주기 위해서다. 현 소속팀에서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판단한 베테랑 선수들은 팀에 방출을 먼저 요청하기도 한다. 롯데 내야수 장성호는 지난 달 이미 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LG 외야수 임재철도 구단의 동의를 받아 다른 팀을 물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내야수 김동주도 정든 팀에 방출을 요청한 뒤 새로운 팀을 찾는 중이다.

그러나 이적을 노릴 수 있는 선수들은 극히 한정적이다. 벌써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 선수들도 있다. 롯데에서 은퇴한 뒤 코치로 새 출발하기로 한 투수 이용훈이 대표적이다. NC에서 두 달 전 이미 방출 통보를 받은 허준과 정성기는 나란히 고교야구 코치로 새 출발했다. 허준은 2011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에서 이적했고, 창단 첫 주장을 맡기도 했던 포수. 그러나 올 시즌 김태군, 이태원 등 젊은 포수들에게 밀려 결국 팀을 떠나게 됐고, 마산고 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하게 됐다.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에 입단했다 한국으로 돌아왔던 정성기 역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밀려났다. 올 겨울부터 울산공고 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한다.

삼성에서 대주자 전문요원으로 활약했던 강명구는 은퇴와 함께 구단 전력분석요원으로 일하기로 했다. 빠른 발이 여전해 다른 팀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잡을 만한 선수지만, 2003년부터 뛰어온 삼성을 떠나지 않기로 결심했다. 포수 채상병은 삼성에서 코치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 삼성 투수 이영욱, SK 투수 신윤호와 제춘모, 넥센 투수 김성태 등이 정든 유니폼을 벗게 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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